안동 주교좌성당 故 두봉 주교 마지막 길
“경북 큰 종교지도자로 존경” 경의 표시
이후 지역 곳곳 누비며 보수 민심 다지기
‘사림정신’ 거론, 지역의원 역할 방기 지적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4일 오후 경북 안동시 옥동 사거리에서 백브리핑 후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피재윤기자>
6·3대선 출마를 선언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14일 경북 안동을 찾아 보수 심장부인 대구·경북(TK)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안동교구의 상징적 인물인 고(故) 두봉(레네 뒤퐁) 주교의 마지막 길을 지키며 정치적 행보를 이어갔다.
◆ 2시간 30분 장례미사 함구… '선비정신' 내세워 지역 정치권 비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4일 오전 경북 안동시 목성동 주교좌성당에서 열린 두봉 주교 장례미사에 참석했다. <피재윤기자>
안동시 목성동 주교좌성당 앞마당은 이른 아침부터 검은 옷을 입은 추모객들로 붐볐다. 성당 입구에는 고인의 약력과 함께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당시의 온화한 미소가 담긴 사진이 놓였다. 1969년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에 올랐던 프랑스 출신 두봉 주교는 생전 농민 권익 보호 등 사회 운동에 헌신하며 지역 사회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이 의원은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장례미사 내내 성당 뒷자리에 머물며 2시간 30분 동안 자리를 지켰다. 미사가 끝난 뒤 이 의원은 "가톨릭 신자로서 경북의 큰 스승이 떠나시는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며 고인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장례 일정 직후 안동 옥동 사거리에서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이 의원은 지역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는 최근의 보수 진영 위기를 언급하며 "진영이 무너진 원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실책에 있지, 이곳 지역 주민들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안동의 역사적 자산인 '영남 사림 정신'을 화두로 던졌다. 이 의원은 "권력자가 잘못했을 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이 사림의 본질인데, 경북 북부 정치인들이 그 역할을 방기하면서 결국 탄핵이라는 파국을 맞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과거 당 대표 시절 겪은 갈등을 언급하며 이를 '할 말은 하는' 정치 원칙과 연결했다.
◆ 산불 피해·탄핵 정국 겹친 TK… "자존심 회복이 우선"
이 의원은 최근 안동과 예천 등지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한 민심 동요를 살피며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산불로 인해 검게 그을린 산등성이가 보이는 인근 상가에서 만난 주민 김인호(68·안동시 평화동) 씨는 "산불에 탄핵까지 동네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라며 "이 의원이 제대로 된 정치를 펼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재난과 탄핵 정국이 겹치며 지역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지만, 주민들이 위축될 상황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미래지향적인 대선을 준비해 보수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러한 행보는 전날 대구에서 열린 '국제 하프마라톤 대회' 참석에 이어진 것이다. 주최인 영남일보에 따르면 대구 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약 1만 명의 시도민이 참여했다. 이 의원은 직접 5km 코스를 완주하며 시민들과 직접 접촉했다.
이 의원은 "마라톤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시도민의 목소리가 이번 대선 행보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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