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가 4년 만에 다시 적용됐다. 양도세 중과제도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때 기본세율 6∼45%에 최고 30%포인트의 세율을 더하는 제도이다. 정부의 규제 부활에 대구경북(TK)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대구경북에 조정대상지역이 없다고 해서 남의 일일 수만은 없다. 직접적인 세금 폭탄은 피했을지 몰라도, 수도권 규제에 묶인 다주택자들이 지방 매물부터 헐값에 던지는 '지방 버리기'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5년말 기준 대구경북의 다주택자는 26만명에 달한다. 대구에 거주하면서 서울에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인원은 대구 전체 다주택자(11만 2천명)의 5~8% 수준으로 추산된다.
실제 서울 주택을 보유한 지방 다주택자의 78%가 규제 강화 시 지방 주택을 먼저 처분하거나 증여하는 경향을 보인다.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한 지방 투매가 시작되면, 가뜩이나 미분양이 쌓인 대구 부동산 시장은 추가 하락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투기 억제 의도가 지방에는 '매물 폭탄'으로, 서울과 수도권에는 '매물 잠김'으로 나타나는 양극화의 비극이다. 정부는 '전국이 하나의 시장'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투기 억제'라는 도그마에 갇혀 지방 부동산 시장이 동맥경화로 고사하는 현실을 외면해선 안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규제의 일관성이 아니라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정책적 유연함이다. 지방 주택을 주택 수 산입에서 제외하고, 지자체에 규제 자율권을 부여하는 '지방 중심 부동산 정책'으로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물론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자산 불평등 해소'라며 반기는 정서도 존재한다. 문제는 정부의 규제가 부자들의 지갑을 터는 데 그치지 않고, 지방 경기 자체를 고사시킨다는 데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지역 상권 몰락과 주거비 부담 전가는 결국 취약한 서민들의 삶부터 파고들기 마련이다.
6·3지방선거에 나선 대구시장 후보들도 이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서울의 잣대로 대구를 재단하는 행태에 침묵하는 후보는 자격이 없다. 미분양이 심각한 지역에 대해 취득세와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거나 주택 수 산입에서 제외하는 지역별 차등 세제를 정부 입법 과제로 끌어내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말로만 '지방시대'나 '기업 유치'를 외칠 게 아니라 부동산 자치권을 쟁취하고 기업이 탐내는 주거 인프라를 구축할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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