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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석 (한국부동산원 대구경 북지역본부장) |
다만,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이후는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치보기 장세와 투기수요 유입 불가로 거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화와 규제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강남권 핵심지역 수요는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매물 잠김 현상과 공급 제약으로 가격 조정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대구는 어떤가.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를 비롯해 대구 아파트 시장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3년 11월 4주차에 하락 전환된 이후 2025년 4월 2주차까지 72주 연속 하락했다.
하락 원인으로 일부에서는 공급과잉을 지목하지만 공급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복합 작용한다. 첫째는 인구와 수요 감소다. 대구는 최근 몇년간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과 구매력 있는 30~40대 유출이 두드러진다. 인구는 줄고 공급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
둘째는 대출 및 세제 관련 규제 영향이다.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최대 80%까지 허용하는 등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동시에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와 함께 가산금리 등 DSR 규제도 강화했다. 변동금리 대출 중심인 지방 시장에서 DSR 강화는 대출 여건 악화로 이어져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 수요 이탈 요인으로 여겨진다.
셋째는 지역 인식 차이다. 서울은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 존재하는 시장으로 강남권 학군과 교통, 브랜드 가치 등으로 인해 외부 충격에도 회복 탄력성이 빠르다. 반면 대구는 특정 단지나 지역을 제외하고는 하락기에 복원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이다. 실제 수성구, 중구 등 일부 선호단지나 낙폭이 과도했던 단지를 제외하면 대구 대다수 지역은 매수세가 적고 실거래도 뜸하다. 신축과 구축 간 가격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5년 이내 일부 신축 단지는 대체로 보합세를 보이거나 반등했지만, 준신축과 구축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미분양 단지, 선호도가 낮은 입지의 아파트는 실거래가가 분양가 이하로 내려간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시장 전반의 약세 인식을 강화시켜 얼어붙은 심리가 시장의 반등 흐름을 억누르게 한다.
서울과 대구의 이 같은 차이는 단순한 수급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간 선호도와 정책 반응, 수요의 집중 정도, 대출 여건, 투자자 심리 이동 등의 변수가 맞물려 나타나는 복합적 결과다. 서울 강남권은 정책적 규제에도 시장 기대와 수요가 구조적으로 존재하는 반면, 대구는 공급 부담과 인구 감소, 외부 수요 이탈, 대출 규제 영향까지 겹쳐 하방 압력이 크다.
부동산시장을 바라볼 때 단순히 지표상 변동률뿐 아니라 이면에 있는 구조적 요인도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서울의 토지거래허가제 변화와 대구의 전반적인 하락세 흐름은 이런 구조적 변화를 읽어야 할 시점임을 시사한다. 또 지금은 이런 차이를 정책적으로 조율해야 할 때다. 서울은 공급 확충 중심의 정책, 대구처럼 연속 하락이 고착화된 지역에는 거래 회복을 위한 제도적 신호(취득세 완화, 양도세 면제·감면 등)가 절실하다. 일괄 규제가 아닌, 시장별 체온에 맞춘 정책온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5년 의대 진학 고교 '톱20'이 학부모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는 수성구 경신고·대륜고·대구여고·능인고·정화여고가 강남3구(총 8개 학교)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대구 주택시장도 입시결과처럼 훈풍이 불기를 기대해 본다.
장우석 (한국부동산원 대구경 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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