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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국내 OTT 구독자의 45%
작년 9천억원 매출 전년비 9.3% 상승
오징어게임·흑백요리사 화제작 속출
극장, 적자 누적 전국적 폐관 이어져
작년 16곳 문닫아…희망퇴직도 단행
침체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움직임
라면코너·뜨개상영회 등 속속 도입
◆넷플릭스 인기 파죽지세
요즘 콘텐츠 업계에서 넷플릭스의 인기는 파죽지세다. 프로그램을 공개하기 무섭게 한국 1위, 세계 1위를 심심찮게 기록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OTT를 이용하는 구독자의 45%가 이용하고 있다. 즉 OTT에 돈을 지불하는 이용자 절반이 넷플릭스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 수익도 훈풍을 탔다.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9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보다 9.3%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4% 이상 수직상승했다. 이처럼 매출 호조를 보인 것은 전세계에 광풍을 일으킨 '오징어게임'을 필두로 '폭싹 속았수다' '흑백요리사' '피지컬100' '대환장 기안장' 등 화제작들이 쉼없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독주를 우려의 시각으로 보기도 한다. 다양한 시각이 공존해야 할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블랙홀처럼 시장을 빨아들이면서 다양성을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반면 긍정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의 콘텐츠들이 OTT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소개돼 경제적 수익이 커지는 것은 물론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생산, 잠재적 관광수요 창출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희망퇴직, 폐관…'울상'인 영화관
넷플릭스가 한국시장에서 휘파람을 불고 있는 반면 영화관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루하루 존립을 위협받는 지경에 처했다.
극장가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CJ CGV는 지난달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코로나가 정점을 찍던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조치로 직원 80여 명이 새로운 일터를 찾아 떠났다. 문닫는 극장도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CGV는 올해 서울 송파점과 인천 연수점, 창원점, 광주터미널점 등을 순차적으로 폐쇄한다. 다른 극장 체인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롯데시네마 10개, 메가박스 6개의 극장이 문을 닫았다.
매물로 나온 극장도 여러 곳이다. 한때 상업시설에 영화관이 입주하면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옛말이 되고 말았다. 대구경북에서도 3~4곳 정도의 대형 극장시설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한국영화 제작 편수도 내리막길
코로나 이후 국내 영화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영화계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 주요 투자배급사들이 신규 투자규모를 줄이면서 크랭크인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개봉관에 걸리는 영화도 줄어드는 추세다. 올 1분기 개봉영화는 전년과 비교해 25% 감소했다. 한국영화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1편에서 올해 120편으로, 외국영화는 224편에서 169편으로 줄었다. 대신 예전에 소개된 바 있는 재개봉 영화들이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개봉영화뿐 아니라 촬영현장 자체도 줄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부산시는 매년 부산에서 촬영하는 영화에 지원금을 준다. 지난해 부산영상위원회가 촬영을 지원한 콘텐츠는 총 74편으로 이는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18편을 기록한 전년도 지원 편수와 비교하면 37.29% 줄어든 수치다.
◆극장들, 체험공간으로 변신 모색
영화관들은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영화관을 단순한 영화상영 공간의 개념을 넘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CGV, 롯데시네마 등 극장들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공연실황, 스포츠 중계 등 다양한 콘텐츠로 차별화에 나서는 한편 단독상영회로 고정팬 확보에 나섰다. 공연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상영관 일부를 공연장으로 전환하거나 방탈출, 버추얼 유튜버 전용공간, 롤플레잉 체험공간 등도 도입했다. 팝콘냄새 진동하던 영화관 로비에 라면 코너를 신설하고, 뜨개질하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뜨개상영회'를 도입하는 등 이용객 편의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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