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어원으로 꼽히는 영어 단어 president는 '회의나 의식 등의 주재자'란 뜻이다. 후대에 '공화국 국무회의 의장'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대통령' 명칭의 뿌리는 미국이다. president는 1774년부터 대륙회의 의장을 지칭했으나, 1784년 헌법이 제정되면서 합중국 수반의 명칭으로 굳어졌다. 동양에서 대통령은 통령(統領)에서 비롯됐다. '일체를 통할하여 거느리는 사람'이란 뜻이다. 청나라 후기의 통령은 무관 벼슬의 최고봉인 근위영 장관을 이르는 말이었는데, 통령에 대(大)자를 붙여 지위를 한껏 격상한 것이다. 중국과 베트남의 국가주석, 대만의 총통도 영어론 president다. 한국에선 1919년 '대통령' 용어가 명문화됐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대통령 시대를 완전히 끝내자'라는 칼럼에서 '대통령' 명칭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집행부 최고의 직위 'president'는 그대로 두되, 원뜻을 살리면서도 민주공화국에 맞는 이름으로 바꾸자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제1 직임관' '최고 행정관' 같은 명칭이 오히려 권력분립의 의미에도 부합한다고 부언했다.
개명이 공론화된다면 로마 시대의 호칭도 참고할 만하다. 로마 공화정 때 통치자는 '집정관'으로 불렸다. 공화정 말기의 카이사르는 집정관이었지만 황제 버금가는 권력을 누렸다. 그렇더라도 '집정관'은 '황제' 만큼 권위적 명칭은 아니다. 시민의 편에 선 '호민관'도 있었다. 이왕 '대통령' 명칭을 바꿀 거면 '국민의 종복' 정체성이 물씬 풍기는 이름이면 좋겠다. 박규완 논설위원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대통령 시대를 완전히 끝내자'라는 칼럼에서 '대통령' 명칭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집행부 최고의 직위 'president'는 그대로 두되, 원뜻을 살리면서도 민주공화국에 맞는 이름으로 바꾸자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제1 직임관' '최고 행정관' 같은 명칭이 오히려 권력분립의 의미에도 부합한다고 부언했다.
개명이 공론화된다면 로마 시대의 호칭도 참고할 만하다. 로마 공화정 때 통치자는 '집정관'으로 불렸다. 공화정 말기의 카이사르는 집정관이었지만 황제 버금가는 권력을 누렸다. 그렇더라도 '집정관'은 '황제' 만큼 권위적 명칭은 아니다. 시민의 편에 선 '호민관'도 있었다. 이왕 '대통령' 명칭을 바꿀 거면 '국민의 종복' 정체성이 물씬 풍기는 이름이면 좋겠다. 박규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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