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20일 수출액 339억달러, 감소세 전환
대미 수출 14.3% 감소, 관세 부과 영향 분석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이후 우리나라 수출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게티이미지뱅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붙인 관세전쟁 이후 우리나라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10개 수출품 중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9개 품목에서 수출이 모두 줄었고, 지역별로는 대미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우리나라 수출액은 339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대비 5.2%(18억7천만달러) 감소했다. 이달 20일까지 조업일수는 15.5일로 작년과 같았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수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달까지 두 달간 증가 흐름을 이어왔다. 올해 1월 설 연휴 등 영향으로 감소하기 전까진 15개월 연속 상승했었다.
주요 국가별로는 대미(對美) 수출이 14.3%나 줄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분별한 관세 부과 영향으로 수출이 위축됐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로 1위 수출시장인 중국(-3.4%) 수출도 동반 하락했다. 유럽연합(13.8%), 대만(22.0%) 등의 수출은 늘었다.
품목별 수출 실적은 더 심각했다. 이달 20일까지 주요 10개 수출 품목 중 반도체만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을 뿐 나머지 9개 품목은 모두 감소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시작된 승용차는 6.5%, 자동차부품은 1.7%, 철강제품은 8.7%의 감소 폭을 나타냈다. 석유제품 -22.0%, 가전제품 -29.9%, 컴퓨터 주변기기 -23.3% 등 20%대의 감소 폭을 나타내는 품목도 있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로 한 상호관세율은 25%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 현재 일부 품목에 기본 관세 10%만 적용된 상태다. 하지만 사실상 0%에 가까운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가 무력화되면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일한 증가 품목인 반도체 역시 조만간 미국의 관세 부과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은 어둡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40억달러로 전년 대비 11.8%(45억7천만 달러) 줄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장비(9.8%), 정밀기기(2.9%) 등에서 늘었고 원유(-29.5%), 반도체(-2.0%) 등은 줄었다.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은 27.9%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일본(3.2%), 베트남(6.3%) 등으로부터 수입이 증가했다. 중국(-7.6%), 미국(-10.1%), EU(-17.3%) 등은 감소했다. 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월말로 갈수록 수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월간 기준으로도 감소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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