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동 1번지 ‘어나드범어’, 차원이 다른주소 another address
범어동은 단지명에 ‘범어’ 넣고 , 수성구 외곽지는 ‘수성’ 붙여
‘센트럴’, ‘센텀’, ‘레이크’ 등은 전통적으로 선호도 높은 키워드

대구 수성구 범어동 1번지의 상징성을 담은 어나드범어는 ANother ADDress의 앞글자를 읽기 좋기 따서 만든 단지명으로 해당 단지에서만 쓰인다. <어나드범어 측 제공>
건설사마다 아파트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네이밍 마케팅'에 공을 들이면서 아파트 이름에 담긴 의미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에는 건설사의 브랜드보다 입지성을 따지는 수요자들이 늘어난 만큼 입지적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경우, 지역을 단지명으로 사용해 상징성과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대구에서는 수성구만 놓고 보면 '범어'와 '수성' 키워드가 포함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범어동은 전통적인 대구의 부촌으로 수성구 내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그 만큼 '범어'라는 단어가 갖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때문에 행정구역상 범어동에 속하는 대부분의 신축 아파트들이 '범어'를 내세우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포스코이앤씨의 '어나드범어'도 대표적 사례다. 오는 6월 분양을 앞둔 어나드(ANADD)범어는 범어동 1번지라는 주소를 부각한 단지명이다. 'Another Address'의 앞글자를 따서 '차원이 다른 주소'라는 의미에 범어동을 합친 자체 브랜드다.
포스코이앤씨는 아파트 브랜드로 주로 '더샵'을 사용하지만 해운대의 '엘시티'처럼 지역을 상징하는 주거타운에는 자체 브랜드를 사용해 상징성을 높인다.
어나드범어처럼 범어동의 신축 아파트 대부분이 '범어'를 단지명으로 활용했다. 범어네거리의 '수성범어W'를 비롯해 지난해 분양한 '범어아이파크1차'와 '범어자이르네', '범어자이', 오는 6월 분양 예정인 우방범어타운2차재건축정비사업의 단지명도 '범어아이파크2차'로 정해졌다. 이외에도 '힐스테이트범어', '범어센트럴푸르지오', '범어에일린의뜰', '빌리브범어' 등 대부분 건설사들이 '범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범어동을 벗어난 수성구 아파트에는 '수성'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동(洞) 이름보다는 구(區)를 내세운 게 유리하다는 이유로 보인다. 수성구 중동, 파동, 지산동 등 수성구 외곽 지역 신축 아파트에 '수성'이 붙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파동에서만 '더샵수성라크에르', '수성더팰리스푸르지오더샵', '수성포레스트스위첸',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수성해모로하이엔' 등이 있다. 중동 역시 '수성오클레어', '수성효성해링턴플레이스', '수성푸르지오리버센트', '수성골드클래스더센텀', '수성데시앙리버뷰', '수성센트럴화성파크드림' 등 '수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신흥 선호 주거지로 떠오른 동구의 동대구역 주변에는 '동대구'를 붙여 입지적 강점을 부각하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DL이앤씨의 'e편한세상 동대구역 센텀스퀘어'가 대표적 사례다.
조두석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장은 “아파트 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입지이고 그 다음이 브랜드, 세대수 등으로 나뉜다"며 “위치적 강점이 강한 경우는 지역 명칭을 단지명에 붙여 가치와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단지명을 통해 주변 환경의 특징도 유추할 수 있다. 수성못, 신천과 같이 강이나 호수가 있으면 리버(River)·레이크(Lake), 공원이 가까우면 파크(Park), 산 주변은 포레(Foret), 언덕이나 높은 곳에 위치하면 힐(Hill), 도심이나 큰 도로변이 있다면 센트럴(Central)이 붙는다.
최근에는 단지명의 고급화 바람으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단지도 있다. '더샵 수성오클레어'는 프랑스어로 맑은 물을 뜻하는 '오클레어(Eau Claire)'를 사용해 단지 옆에 흐르는 신천을 상징했고, '수성라크에르(Lacheure)'는 프랑스어로 '호수'를 뜻하는 '라크(Lac)'와 시간 등을 의미하는 '에르(heure)'를 합쳐 만들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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