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가 추진하는 금호강 하천조성 사업 조감도. 대구시 제공

23일 대구 동구 아양교 하류 일원에서 금호강 수상레저시설(계류장)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공약 사업 중 하나인 '금호강 수상레저시설'이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동구 아양교 일대서 시범 운영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 사업은 '금호강 르네상스'를 위한 선도과제 중 하나로,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카누·카약 등을 즐길 수 있는 '수상체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운영 계획상 매년 수 억원 가량 적자가 예상돼 중장기적인 예산 확보는 녹록지 않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금호강 수상레저시설은 아양교 하류 일원에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카누·카약 장비를 둘 수 있는 계류장 설치 작업이 진행중이다. 오는 6월까지 사무실·탈의실·화장실 등 부대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이 사업은 홍 전 시장의 핵심 공약이던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됐다. 동촌유원지 일원 금호강 하천에 호안정비, 생태수로, 야외 물놀이장 등을 조성하면서 '보는 친수공간'이 아닌 '즐기는 체험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시는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에 운영 및 관리 권한을 위탁할 방침이다.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지난 21일 '대구시 체육시설 관리·운영 조례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 체육시설에 '금호강 레저시설'을 추가하고, 체육시설 이용료 항목에 '카누·카약 1회 30분당 개인 5천원, 단체 3천500원' 조항을 신설한다.
시와 공단은 오는 7월 중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후 공단은 9월까지 시설 운영 및 관리를 위한 준비를 마친 뒤, 10~11월쯤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카누·카약 27대가 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예산 확보는 걸림돌이다. 현재 시설 설치 등에 24억5천만원이 투입됐다. 시가 시설 운영관련 용역을 한 결과, 매년 운영 유지비로 4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예상 수입은 5천만원에 그쳤다. 장비 등 소모품을 보충하지 않아도 해마다 기본 3억5천만원씩 소진하는 셈이다.
더욱이 카누·카약뿐만 아니라 수상스키·제트스키 등 여러 수상레저 분야의 사업 범위 확대에 대한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태여서 사업 규모도 축소된 모양새다. 실제 현 시설 조성 사업도 당초 올 여름부터 카누·카약 체험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려 했지만 계류장이 만들어지지 않아 잠정 무산된 상태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익사업이기 때문에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여도 추진하고 있다. 수상스키 등으로의 확장은 당장 논의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시민들이 시내에서 안전하게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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