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출생아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출생아 수가 10개월째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구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출생아 수가 10개월 연속 늘며 오랜 감소세에 작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대구 출생아 수는 89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796명) 대비 11.93%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상승세(전년 같은 달 대비)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반면 경북은 같은 기간 845명에서 827명으로 소폭 감소하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대구의 출생아 수 증가 배경에는 30대 인구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2020~2023년 대구 전체 인구는 4만3천여명 줄었지만, 30~34세 인구는 오히려 1만1천여명 늘었다. 첨단의료복합단지·수성의료지구 등 굵직한 사업 유치와 청년층 일자리 확대, 다양한 결혼장려정책 등이 맞물리며 결혼적령기 인구 유입이 꾸준히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구의 2월 혼인 건수는 791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761건)보다 3.94% 증가했다. 경북도 같은 기간 10.6% 증가한 834건을 기록했다. 혼인 건수는 전국 모든 시·도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출생아는 결혼 후 2년 정도 뒤에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3년 대구의 혼인 건수 증가도 출생 증가로 이어지는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고용지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30~39세 고용률은 74.1%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고용률(58.2%)보다 높은 수치로, 이 연령대의 취업 여건이 개선되면서 결혼과 출산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30대 인구는 5년 전과 비교해도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3월 대구의 30~34세 인구는 14만6천여명이었지만, 2024년 말 기준으로는 15만6천여명으로 1만명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35~39세 인구는 줄었지만, 결혼과 출산을 주도하는 30대 초반 인구가 늘어난 것은 출생아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연감소 문제는 여전하다. 대구의 2월 사망자는 1천524명으로 출생아 수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 인해 2월까지 자연감소 인구는 1천452명에 달한다. 경북은 같은 기간 3천338명이 자연감소했다. 이정희 대구시 출산보육과장은 “지금 30대 초중반의 부모세대가 사실 많다. 청년 일자리 확대와 결혼장려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반영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출산율 회복을 위해선 고용안정과 양육환경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영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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