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쉬는데”…직장인은 출근 비상
“장사엔 도움 안 돼”…자영업자 반색

임시공휴일 불발에 아쉬워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담은 삽화. 구글 이미지FX로 생성.
정부가 5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직장인들의 '6일 황금연휴' 기대는 끝내 무산됐다. 근로자의 날(1일)부터 어린이날(5일), 대체공휴일(6일)까지 이어지는 최장 6일 연휴가 물거품이 된 것이다.
23일 정부 관계자는 “5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관련 논의가 없었던 만큼 지금 지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임시공휴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정부가 조기에 선을 그은 셈이다.
연휴의 마지막 퍼즐로 기대를 모았던 2일이 빠지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예상은 했지만 아쉽다"는 반응이다. 대구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38)씨는 “가족 여행 일정을 미리 짰다가 결국 취소했다"며 “정부가 연초부터 기준을 정했으면 이런 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맞벌이 가정의 불편도 적지 않다. 일부 학교가 5월 2일을 재량휴업일로 정하면서, 학부모는 출근하고 아이는 등교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 학부모는 “학교는 쉰다고 하고 부모는 그대로 출근하니 아이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는 올해 1월 설 연휴의 사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1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최장 6일의 연휴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작 국내 소비보다는 해외여행 수요만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을 보면 1월 대구국제공항 이용객은 29만721명으로, 2월보다 7.6%, 3월보다 4.2% 많았다.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이 기간 대구지역 신용카드 사용액은 연휴 직전 주 대비 84% 줄었다.
이런 배경에서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차라리 잘 됐다'는 쪽이다. 북구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연휴가 길면 외식 손님은 줄고, 전후로도 장사가 어렵다"며 “해외로 빠져나가는 손님이 많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임시공휴일 논의보다 '언제 정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많다. 갑작스럽게 결정되면 학사 일정과 직장 업무 조율에 혼선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모 씨는 “쉬는 건 좋지만 일정이 꼬이면 다들 불편하다"며 “어차피 정할 거면 미리 얘기해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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