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대상서 자동차부품은 제외 검토”
“합성마약 문제로 중국에 부과한 관세에서도 車부품 면제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관세에 따른 자동차 가격 상승 등을 우려해 미국의 자동차 업계의 읍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자동차 업체들을 위해 자동차 부품과 관련된 일부 관세를 면제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대구경북 자동차부품 업계는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각) 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 중인 면제 방안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철강·알루미늄 관세(25%) 부과 대상에서 자동차부품을 제외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2일부터 전세계의 철강·알루미늄 및 그 파생 제품에 예외없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범퍼, 차체, 서스펜션 등 차부품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시켰는데, 이를 없던 일로 하겠다는 것이다.
또 FT는 합성마약 펜타닐 원료의 대미 유입 근절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해 온 관세(20%)에서도 차부품은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검토중인 대응책이 실제로 실행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적용 90일 유예(중국 제외)에 이어 재차 관세 관련 조치가 후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별로 차등 부과한 상호관세를 지난 9일 발효 13시간 만에 유예했고, 최근 합의 도출 가능성을 잇따라 거론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관련 관세 일부가 면제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미국 자동차 업계의 관세 완화를 위한 집요한 로비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나는 자동차 업계 일부를 돕기 위한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뒤 “그들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되던 부품을 이곳에서 만들기 위해 (생산지를) 전환하고 있다"라면서도 “그들에겐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자동차부품이 주력 업종인 대구는 물론 경북지역 관련 업계에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지역 차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오락가락하는 트럼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다 받아들일 순 없지만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가 없는 사실을 만든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관세와 관련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다양한 대안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차부품 중에서도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들은 예정대로 내달 3일부터 25%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아울러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지난 3일부터 부과되고 있는 25% 관세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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