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중국 간 첨예한 무역전쟁 때문에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가 다시금 국제외교 무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발 빠르게 주변 우호국을 비롯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반(反) 관세 연대'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관세 폭탄의 국제적 반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사우스는 기존의 제3세계 또는 개발도상국을 지칭하는 용어다. 여기엔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의 120여개 국가가 해당한다. 반면 '글로벌 노스(Global North)'는 선진국을 의미한다. 한국, 일본,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등 60여개국이 포함된다.
시진핑은 올해 첫 해외 순방 국가로 동남아 3개국을 찾았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지난주,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를 차례로 방문, 질서 있는 무역 시스템의 책임 있는 리더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첫 순방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것도 의미심장했다. 베트남은 트럼프의 고관세 압박에 굴복, 이른바 '택갈이(상표 바꿔달기)'를 이용한 중국 제품의 우회 수출을 차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시진핑은 다음 달 베이징에서 중남미 국가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우군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 수출국 다변화 차원에서 이들 국가와 공급망 구축을 위해 각종 선물 보따리를 푸는 한편, 압박 카드도 병행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미·중과 모두 무역 관계를 맺고 있기에 중국의 제의에 유보적인 태도다. 대신, 균형 외교로 최대한 실리를 얻으려고 한다. 글로벌 사우스가 미·중 무역전쟁 틈새에서 '새우 등 터지는' 신세가 될지, 아니면 몸값을 더 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시진핑은 올해 첫 해외 순방 국가로 동남아 3개국을 찾았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지난주,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를 차례로 방문, 질서 있는 무역 시스템의 책임 있는 리더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첫 순방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것도 의미심장했다. 베트남은 트럼프의 고관세 압박에 굴복, 이른바 '택갈이(상표 바꿔달기)'를 이용한 중국 제품의 우회 수출을 차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시진핑은 다음 달 베이징에서 중남미 국가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우군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 수출국 다변화 차원에서 이들 국가와 공급망 구축을 위해 각종 선물 보따리를 푸는 한편, 압박 카드도 병행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미·중과 모두 무역 관계를 맺고 있기에 중국의 제의에 유보적인 태도다. 대신, 균형 외교로 최대한 실리를 얻으려고 한다. 글로벌 사우스가 미·중 무역전쟁 틈새에서 '새우 등 터지는' 신세가 될지, 아니면 몸값을 더 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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