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폭탄에 美여론도 악화
집권 1기 포함 국정지지도 최저
韓, 7월까지 폐지 협상 본격화
![[트럼프 2기 100일] 혼돈의 관세정책 ‘중점타깃’ 中엔 무력…韓, 한숨 돌렸지만 불확실성 여전](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4/news-p.v1.20250427.71d93a9d6b664b87a4cdeacfceefb1d0_P1.pn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연합뉴스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주대하게)'를 외치며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100일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우선주의'를 앞세워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의 관계와 세계무역기구 중심의 자유무역 질서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오락가락' 관세정책에 불확실성만 '팽배'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캐나다와 멕시코에 마약과 이민 문제로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면서 동맹국에 칼을 들이 밀었다. 또 지난 2일 미국과 무역흑자를 기록한 67개국에 11~50%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상품 관세율이 사실상 0%에 불과하지만, 무려 25%의 관세율이 부과됐다. 미국에 대해 많은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예상보다 강한 관세 충격에 미국 국채금리가 사흘 만에 50bp(1bp=0.01%포인트) 가량 치솟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뜸 90일간 상호관세 유예를 발표했다.
실제,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우 이들 국가에 부품과 완성차를 수출하는 미국 완성차업체가 오히려 타격을 받자,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준수하는 수입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작 가장 중점을 뒀던 중국과 관세 전쟁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마약 차단 문제로 10%씩 관세율을 올리더니, 상호관세율을 34%로 던졌고, 그 이후 중국의 보복을 이유로 누적 관세율을 무려 145%까지 상향했지만 이미 한 차례 '트럼프 학습효과'를 경험한 중국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막무가내식 관세 폭탄 던지기에 미국 내 여론도 나빠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이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지난 16∼21일 미국 성인 4천306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2% 포인트) 결과, 응답자의 37%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용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권 1기(2017∼2021년)를 포함해서 최저 수준이다. 트럼프의 최신 국정수행 지지도는 42%로 집권 2기 출범 이래 가장 낮았다.
◆7월 패키지 마련으로 한숨 돌린 한국…불확실성은 여전
이 같은 관세전쟁의 한 가운데 선 우리나라의 무역시계도 급격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 정부가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과 '2+2 통상 협의'를 갖고 상호관세 등 무역 현안에 대한 협의 과제와 일정의 틀을 마련했다. 이른바 '7월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기간(90일)이 끝나는 7월 8일까지 '관세 폐지'를 목표로 협상을 본격화 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이번 주부터 미국 측과 본격적인 실무 협의에 나선다. 실무 협의는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정책 등 4개 분야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유예한 25%에 달하는 상호관세와 관련 방향성 논의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통상 불확실성이 적어도 7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 통상협의는 다음 달 방한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대표부(USTR) 대표의 방한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어 대표는 5월 15~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는다.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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