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개인 대출 신용카드 연체율 동반 급상승
연체율 급증은 1금융권과 2금융권 마찬가지
대구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전국 최고수준 ‘우려’

대구지역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추이. <출처 한국은행>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카드사 연체율'이 국내 전체적으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 경우 중소기업과 가계의 '대출 연체율'이 1·2금융권을 포함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서민과 자영업자의 '부채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 상황에 놓여 있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대구 중소기업의 예금은행 기준 대출 연체율은 1월 말 0.91%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9년 12월 조사 이후 최고치이자, 2024년 12월 0.72%에서 한 달 만에 0.19%포인트나 급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연체율은 0.77%로 집계됐다. 대구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것은 물론, 서울(1.13%)과 제주(1.20%)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지역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의 대출 연체율도 1월 말 경우 한 달 전보다 0.02%포인트 오른 0.5%로, 전국 평균(0.43%)을 넘어섰다.

iM캐피탈의 연체율 추이. <출처 iM금융그룹 팩트북>
연체율 상승은 2금융권에서 더 뚜렷하다. iM캐피탈(옛 DGB캐피탈)의 지난해 4분기 연체율은 5.3%까지 올랐다. 1년 전인 2023년 12월 연체율 2.62%보다 두 배 넘게 웃도는 수준이다. iM캐피탈은 서울본점과 대구에 지점을 두고 있다. iM캐피탈 연체율은 2023년 매 분기 2%대를 나타냈으나 2024년 1·2분기 3%대로 오른 후 3분기 4.51%, 4분기 5.3%까지 높아졌다. 특히 개인대출 7.90%, 기업일반대출 7.83%로 부실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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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와 중소기업의 부채 부실 우려는 신용카드로 옮겨 붙었다. 카드사의 올해 3월 말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한 것.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의 3월 말 연체율(카드대금·할부금·리볼빙·카드론·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모두 상승했다. 1분기 말 기준 하나카드 연체율은 2.15%로, 전년 동기(1.94%)와 전 분기(1.87%) 대비 각각 0.21%포인트, 0.28%포인트 올랐다. 이는 하나카드 출범 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KB국민카드는 1.61%로 2023년 말 대비 0.31%포인트 올라 2014년 이후 가장 높았고, 신한카드 역시 1.61%까지 올라 2015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민 경제를 옥죄는 자금난이 1·2금융권은 물론 신용카드 대금 상환까지 차질을 빚는 모습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예금은행, 2금융권, 카드사 할 것 없이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며 “내수 부진과 경제성장률 둔화 등 시장 불안감이 커지며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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