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자영업자 50~60대 신용유의자 급증
수익성 악화에 매출 줄어든 자영업자
대출금리 높은 2금융권 노크 많아

신용유의자 등록된 개인사업자 현황 <출처 이강일 국회의원실>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3개월 이상 갚지 못한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가 된 개인사업자가 1년만에 30% 가까이 많아졌다. 신용유의자수는 전국적으로 14만명을 넘어섰는데, 생계형 창업이 많은 50~60대 자영업자에서 급증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개인사업자는 14만129명이다. 이 같은 규모는 2023년말 10만8천817명과 비교해 28.8%(3만1천312명) 늘어난 수치다.
신용유의자는 90일 이상 연체 등으로 신용정보원에 등록된 경우로 신용등급 하락이나 금융거래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연령별로는 60대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이 두드러졌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60세 이상 신용유의자는 2만8천884명으로, 1년 전(1만9천538명)보다 47.8% 폭증했다. 50대 역시 3만351명에서 4만464명으로 33.3% 늘어 전체 신용유의자 급증을 주도했다. 50~60대의 경우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으로,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 악화로 인한 부채 부담을 떠안고 있는 모습이다. 30대와 40대는 각각 17.9%, 24.2% 상승했다.
'상환 불능'의 자영업자가 늘어난 가운데 이들이 받은 대출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금융기관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 336만151명 중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171만1천688명(50.9%)에 달했다.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 2명 중 1명 꼴로 다중채무자라는 의미다.
2금융권의 높은 대출금리에서 돈을 빌리는 상황이 늘어난 것도 '부실 상환' 위험도를 높이고 있다. 1금융권에 비해 캐피탈 등 2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더 높은 만큼, 지불해야 할 대출 이자도 많아 부담을 가중시킨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비(非)은행권에서만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는 79만2천899명으로, 전년도보다 7.0%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만 대출 받은 자영업자는 79만3천380명으로, 같은 기간 2.3% 줄어 대조를 보인다. 은행·비은행권을 함께 이용한 경우도 177만1천954명으로 역시 2.3% 감소했다.
이강일 의원은 “자영업자 개인의 빚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부채 위험이 큰 게 문제"라며 “원재료비, 인건비, 임대료는 오르는데 손님은 줄고 빚만 늘어난 자영업자들에게 정부가 구조적인 회복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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