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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산 산불 이재민 180명 모였는데 구호 텐트는 고작 80개

2025-04-29 00:15

대구 팔달초등 대피소 구호 물품 부족 ‘어수선’
의사처방 필요한 약 못 구한 어르신들 발 동동

28일 오후 11시쯤 대구 북구 팔달초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산불 이재민들이 텐트를 배정받고 있다.

28일 오후 11시쯤 대구 북구 팔달초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산불 이재민들이 텐트를 배정받고 있다.

28일 밤 10시30분쯤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대피소로 지정된 팔달초등학교 강당. 늦은 시각에도 대피소 안은 구호 텐트와 생필품 등 각종 구호물품을 배정받으려는 사람들로 어수선했다.


30분이 지나자 주민들을 위한 구호 텐트가 대피소 안에서 하나둘 펼쳐지기 시작했다. 이날 산불을 피해 대피소로 모인 주민은 모두 180여명. 이들 대다수는 북구 조야동·노곡동 주민들이다. 하지만 대피소에 조달된 텐트는 고작 80개. 산불을 피해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새워야 하는 주민들에 비해 텐트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텐트를 배정받지 못한 일부 주민들은 파란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은 채 뜬 눈으로 밤을 지샐까봐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더군다나 세면도구·이불·생수 등 생필품을 지급받지 못한 이들까지 속출하자, 대피소 곳곳에선 '고생시키려고 대피시켰냐' 등 불만 섞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이모(40)씨는 냉골인 바닥과 싸워야 했다. 이씨는 "급박하게 마련됐다지만, 대피소가 너무 불편하다"며 "텐트 안에서도 바닥에서 찬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어 쉽게 잠을 청할 수 없다. 젊은 나조차도 이렇게 추운데 어르신들이 잘 버티실지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0시가 넘어 대피소에 도착한 노곡동 주민 조모(39)씨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조씨는 "출장으로 충남에 머물다가 화재 소식을 접하게 돼 퇴근하고 곧장 달려왔다"며 "집에 들르지도 못한 채 바로 대피소로 오는 바람에 짐을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다. 생필품을 몇 개 받긴 했지만, 언제까지 대피소 생활이 이어질지 몰라 막막하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북구청 구호업무 담당 직원은 취재진에게 "민·관을 가리지 않고 구호물품을 받고 있지만, 상황이 워낙 급박하다 보니 충분한 물자를 조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각 내 구호 물품을 확보해 지역민들의 걱정을 덜어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대피소 현장을 구석구석 둘러보니, 평소 먹던 약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어르신들이 제법 많았다. 장윤애(여·74)씨는 "오후 9시쯤부터 보건소에서 사람이 나온다고 해 혈압약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여기저기 물어봤지만 다 허사였다"며 "내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약을 구하러 나갈 생각이다. 오늘 밤은 잘 버텨야 할 텐데 참 걱정이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보건당국도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현장에서 만난 북구보건소 직원은 "당장 필요한 상비약은 급한 대로 조달해 왔지만, 의사의 처방이 요구되는 전문의약품들은 가져올 수 없었다"며 "대피소 환경이 불편한 만큼 발 빠른 의료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함지산 산불로 급히 마련된 팔달초등 대피소는 혼란과 추위, 기다림, 공포감이 뒤섞인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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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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