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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 상처 딛고 희망 품는 고운사, 온정의 발길 이어져

2025-04-30

보물 가운루·연수전 등 25개동 피해 뚜렷하지만 전국서 찾아
부처님오신날 준비로 활기…“오래 걸리더라도 복구는 제대로”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찾은 고운사. 화마로 전소된 범종각 일대를 휀스로 막아놓고 있다. 마창훈 기자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찾은 고운사. 화마로 전소된 범종각 일대를 휀스로 막아놓고 있다. 마창훈 기자

지난 3월 경북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의성 고운사(孤雲寺)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사찰 내 총 45개 동 중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을 비롯해 약사전, 극락전, 우화루, 범종각, 적묵당·연지암, 낙서헌, 최치원문학관 등 25개 동이 화염 속에 사라졌다. 대웅보전과 명부전, 나한전, 화엄문화템플관 등 일부 건물만이 기적처럼 화마를 피할 수 있었다.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등을 달아둔 고운사 대웅전 모습. 마창훈 기자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등을 달아둔 고운사 대웅전 모습. 마창훈 기자

부처님 오신 날(5월 5일)을 앞둔 28일 오후, 평일임에도 고운사에는 산불 피해 이후 처음 찾는 불자들이 적지 않았다. 대웅보전 앞 마당엔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는 등이 자리 잡았다. 사찰 측은 예년처럼 올해도 소박하게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산불로 인해 파손된 고운사 범종의 모습. 마창훈 기자

산불로 인해 파손된 고운사 범종의 모습. 마창훈 기자

고운사 주지 등운 스님은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행사는 없다. 평소에도 간소하게 행사를 치렀는데, 올해는 산불 피해가 큰 만큼 더욱 소박하게 치를 계획"이라며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위한 기도와 희생된 이들을 위한 천도제를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구 작업 또한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등운 스님은 "문화재 복구는 정부의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무리하게 급히 서두르는 것보다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차근차근 복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경북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불자들이 찾아와 위로해 줘 감사하다"며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들인지 다시 한번 느꼈다. 모두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대웅전 한쪽에는 천막으로 만들어진 부처님 오신 날 맞이 등 접수처와 기와불사 접수처가 마련됐다. 신도들은 저마다 고운사 복구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접수처로 향했다.


산불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봄기운이 완연히 찾아든 고운사 입구의 모습. 마창훈 기자

산불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봄기운이 완연히 찾아든 고운사 입구의 모습. 마창훈 기자

고운사를 방문한 신도 김정혜(여·39)씨는 "어릴 때 소풍을 다니던 곳이 처참하게 변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겁고 슬프지만 이 또한 곧 지나갈 것"이라며 "매년 초파일마다 등을 달고 갔지만 올해는 산불 이재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등을 달았다"고 했다.


또 다른 신도 이정호(65)씨는 "산불 소식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방문했다. 큰 피해를 입었지만, 신도들이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으니 고운사가 다시 아름다운 모습으로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등운 스님은 재난 상황에서 헌신한 공무원들과 소방대원들의 노고에 거듭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산불 진화에 필요한 소방헬기 등 장비 지원을 확대해 향후 비슷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형 산불로 큰 상처를 입은 고운사는 현재 다시 옛 모습을 찾기 위한 시설 복구 노력들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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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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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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