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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르포] 대피소 주민들 집으로 복귀

2025-04-30

곳곳 검게 그을린 흔적·탄 냄새 가득…"불길 방어 저지선 덕, 큰 피해 막아"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발생 이틀째인 29일 낮 12시. 전날 산불이 강풍을 타고 민가를 덮친 조야동 일대는 산불진화 헬기 소리만 들리는 가운데 정적감이 감돌았다.

이날 조야동엔 소방대원들과 경찰을 제외하곤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빌라 등이 밀집돼 있는 탓에 주민 대다수는 산불을 피해 대피했었다. 마침 공동주택 앞 소화전에서 소방용수를 채우던 한 소방대원은 "조야동에 산불과 연기가 집중된 탓에 일대 주민들 모두 떠난 것으로 안다"며 "아마 주불이 진화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하나둘 주민들이 돌아올 것 같다"고 했다.

다행히 불길이 산불 방어 저지선을 구축한 덕분에 불에 타 크게 훼손된 주택이나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산불 영향 구역에 있던 빌라와 일부 텃밭, 묘지, 창고 등의 내·외부는 불에 검게 그을린 흔적이 역력했다.


주불 진화 소식 듣자마자 귀가
조야동 LPG 공급 차단엔 걱정



아직 '그을음' 냄새가 가시기도 전인 낮 1시쯤 주불을 잡았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했던 주민들이 하나 둘 귀가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몸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간밤에 별 피해가 없었는지 자택 곳곳을 살펴봤다. 외벽은 물론 내부까지 불에 탄 모습에 한숨을 내쉬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함지산 바로 앞 빌라에 거주한다는 주민 이모(50)씨는 "근처 숙박업소에 있다 불이 거의 꺼져 간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집 내부를 보니 문을 다 닫고 대피했는데도 탄 냄새가 가득했다. 아직 불안감이 크지만, 그래도 별다른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다. 이정도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근처에서 고물상을 하는 이종열(55)씨는 "물건들이 많이 더렵혀졌다"며 "불이 여기까지 번질 줄은 몰랐다. 어제 소방관들과 함께 불을 끄다가 대피했는데, 돌아와보니 생각보다 많은 물건들이 훼손됐다"고 했다.

한동안 조야동에 가스(LPG) 공급이 차단된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주민 최혜영(54·여)씨는 "불이 꺼져서 안전한 것 같지만, 당분간 가스가 차단된다고 해 걱정이다"며 "당분간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하다. 남편과 한동안 지낼 숙박업소를 열심히 찾아보는 중이다"고 전했다.

오후 2시쯤 방문한 서변동 일대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직접적인 산불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대피소에서 이제 막 돌아온 주민들은 혹여나 있을 피해 상황을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식당을 운영한다는 이모(60)씨는 "나는 대피소에 있었지만, 아들은 밤새 식당을 지켰다"며 "아들 걱정에 날이 밝자마자 곧바로 가게로 달려왔다. 주민들 대부분이 대피소에 있어 동네가 텅텅 비었다"고 했다.

산불확산 기세가 강했던 함지산 망일봉 바로 밑에 위치한 요양병원의 직원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다시금 병원을 가동하기 위해서다. 병원 관계자는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이송하느라 애를 먹었다. 대구의료원에서 차량을 지원했는데도, 병원 내 어르신 수가 많아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았다"며 "결국 거동이 가능한 어르신들은 직원들 집에서 하루 재웠다"고 했다. 이어 "주불이 진화된 만큼 대피한 어르신들과 직원 모두 오늘 중으로 돌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구경모기자 kk0906@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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