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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홀로 보낼까 걱정했는데…노노케어 봉사자 있어 든든”

2025-05-07 22:19
“어버이날 홀로 보낼까 걱정했는데…노노케어 봉사자 있어 든든”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에서 이재현(가운데)씨가 '노노(老老)케어' 사업 참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식들은 타 지역으로 가버린 지 오래고, 5년 전 남편마저 떠났을 때는 이제 진짜 혼자 남았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요즘 동년배 말벗이 생겨 든든해요."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대구 달서구 자택에서 만난 이재현(여·75)씨는 연신 시계를 바라봤다. '노노(老老)케어' 사업 봉사자들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노노케어사업은 동년배 노인이 독거노인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슬하에 1남1녀를 둔 이씨는 20여년 전 자녀들이 결혼을 이유로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떠난 뒤 줄곧 남편과 단둘이 지냈다. 그러다 5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이씨는 “남편마저 내 곁을 떠나니 세상에 혼자 남는 기분이었다. 한동안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참 힘들었다"고 했다. 출가한 자녀들은 어머니가 걱정됐지만 현실적인 여건 탓에 곁에서 함께할 수 없었다.

하루는 이씨의 휴대폰이 고장 나 연락이 닿지 않자, 걱정이 된 아들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이씨의 집에 찾아오기도 했다. 이씨는 “잠을 자다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쳐 많이 놀랐다. 그날 아들과 통화하며 서로 부등켜안고 참 많이 울었다"며 애써 웃어 보였다. 이씨에게 말벗이 생긴 건 작년부터다. 이씨는 인근에 있는 월배복지센터를 통해 '노노케어'사업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신청했다. 이후 매일 같이 집을 찾아주는 사업 참여자들은 이씨의 또 다른 가족이 됐다.

이날 오후 '노노케어' 참여자들이 방문하자 이씨는 “한참 기다렸다"며 배시시 웃었다. 참여자들과 이씨는 오랜 벗처럼 서로를 반겼다. 서로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씨는 “사실 어버이날을 쓸쓸히 보내게 될까 걱정이 많았다. 집안이 갑자기 북적해지니 너무 좋다"고 했다.

최근 몇년 새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독거노인 가구가 늘면서 이들에 대한 '돌봄서비스'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역내 독거노인은 느는 추세다. 대구의 독거노인 비율은 2019년 20.7%를 기록한 이후 최근 5년간 매년 증가했다. 2023년 말 기준 대구 독거노인 비율은 23%다. 전국 평균(22%)을 웃돌고 있다.

계명대 정미진 교수(사회복지학과)는 “독거노인가정에 직접 방문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고독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노노케어사업 특성상 지역사회와 연계된 부분이 많아 앞으로도 더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대구시 등은 2022년부터 '노노케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독거노인에게 직접적인 돌봄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고독사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대구시 관계자는 “독거노인 어르신은 고립감으로 인한 불안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며 “실제 호응도가 좋았고 사업이 끝난 후에도 서로 연락하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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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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