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광식 북구청장, 대구시 설계공모 급제동
“시정공백 상황서 일정 미뤄야”
이태훈 달서구청장 ‘신속집행’ 맞불
“지체할 수록 공사 비용 늘고 혼란 반복”

이태훈 달서구청장. 영남일보 DB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영남일보DB
'대구시 신청사(옛 두류정수장 부지) 설계공모' 개시 시점을 놓고 차기 대구시장 출마설이 나도는 현직 3선인 두 구청장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배광식 북구청장이 대구시가 지난 26일 신청사 설계공모 절차를 밟기로 하자, 시장 권한대행체제에선 서두르지 말고 일정 을 연기해야 된다며 발표 당일 곧바로 선전포고했다. 그러자 이튿날 이태훈 달서구청장이 바로 반격했다. 이 구청장의 명분은 '시민 숙원사업의 신속 집행'이다. 내년 6·3 지방선거 대구시장직 도전을 앞두고 신청사 건립사업과 관련, 정치적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27일 긴급입장문을 내고 "대구시 신청사 건립사업은 더이상 흔들려선 안된다. 2019년 숙의민주주의 과정을 통해 대구시민과 함께 이뤄낸 이 합의는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의 결정체"라며 "과거 대구시 리더십 교체로 비롯된 혼란을 다시 반복할 수 없다. 지체는 곧 혼란을 자초하는 것이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대구 대표 건축물이 여전히 부재하다. 신청사는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지역 스카이라인에 혁신을 이룰만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지어야 한다"며 "2022년 3천200억원이던 건립비용이 현재 4천500억원까지 불어났다. 시간을 지체할수록 공사 비용이 급증한다. 신청사는 신속히 건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달서구청은 신청사 대상지로 옛 두류정수장 부지가 확정된 이후, 두류공원~이월드를 연결하는 육교 설치 등 관광자원 개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이런 가운데 이 구청장의 이날 입장문을 낸 배경엔 하루 전 발표된 배광식 북구청장의 '설계공모 연기' 성명이 있었다.
배 구청장은 26일 "대구 백년대계를 위한 신청사 건립에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며 오는 28일 예정된 설계공모 공고에 급제동을 걸었다.
그는 "대통령 선거를 통해 국정 방향이 바뀔 것이고,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대구의 미래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확인하는 과정도 필수"라며 "국정과 시정 모두 공백 상태인 상황에서 수천억 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을 이대로 밀어붙여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정절차 정당성만 쫓는 것에 대한 우려를 피할 수 없다. 추진 중인 설계공모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면 민주적 정당성이 강화되고, 지방자치제 취지 또한 더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예정대로 공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26일까지 공모 참가 등록을 마무리하고, 8월26일 작품 제출을 받은 뒤 9월18일 당선작을 발표한다.
대구시 측은 "당선작이 확정되면 계약을 체결해 연말까지 기본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9~10월쯤 실시설계를 완료해 2026년 12월에 착공할 계획"이라며 "시장 공석이 문제될 사안은 아니다. 정해진 방침과 규정에 따라 추진한다"고 못박았다.

구경모(대구)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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