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전기차 시장의 새 해법…망간 중심 배터리 기술 완성
美 완성차기업, LMR 채택 확대…LFP 대체 고성능·저비용
양산체제 눈앞. 대규모 수주 추진…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나서
포스코퓨처엠 세종 기술연구소 파일럿 플랜트에서 LMR 양극재 제품 생산 테스트 진행 모습. <포스코퓨처엠 제공>
대구 시내 전기차 충전소에서 만난 운전자들은 저렴한 차량 가격과 주행거리 사이에서 갈등했다. 보급형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경제적이지만 겨울철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차세대 배터리 소재가 양산 궤도에 올랐다. 포스코퓨처엠은 27일 LFP보다 에너지를 33% 더 담으면서도 가격은 낮춘 리튬·망간·리치(LMR) 양극재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수주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LFP 대비 밀도 33% 우위'…판도 뒤집는 고효율 소재
LMR 양극재는 고가의 니켈과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는 대신 망간 비중을 높인 소재다. 주행거리와 가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소형 전기차 시장이 주 타깃이다.
포스코퓨처엠의 LMR은 중국 주력 제품인 LFP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33% 높다. 이는 동일한 무게의 배터리를 장착하고도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소형 전기차를 운행하고 있는 이승일씨(42·대구 달서구)는 "배터리 용량이 조금만 더 크면 하루 업무를 보고 충전 없이 귀가할 수 있을 텐데 항상 아슬아슬하다"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멀리 가는 배터리가 나오면 차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GM·포드 실사 통과…2028년부터 도로 달린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채택 로드맵도 구체화됐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오는 2028년부터 출시하는 전기차에 LMR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공식화했다. 포드 역시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시제품 생산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23년부터 주요 자동차사들과 공동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최근 생산 설비 운영 및 환경 분야 실사를 거쳐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단순 연구를 넘어 실제 자동차 공급망(Supply Chain)에 공식 편입됐음을 뜻한다.
◆추가 투자 없이 '즉시 양산'… 재무 건전성 확보
생산 전략 면에서는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LMR은 기존 고성능 제품에 쓰이던 NCM(니켈·코발트·망간) 생산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별도의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도 고객사 요청에 따라 즉각적인 공급이 가능한 구조다.
홍영준 포스코퓨처엠 기술연구소장은 "수명 문제라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생산 단계에 진입했다"며 "가격과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과 협업해 프리미엄급 대형 전기차까지 대응 가능한 고용량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에너지 용량이 높아지면 중대형 SUV로 캠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전력 활용(V2L) 편의성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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