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리공원, 국가산단1호 근린공원, 응암리 등 3곳에 걸쳐 조성
주민 참여예산으로 탄생한 ‘우리 동네 산책로’

달성군 국가산단1호근린공원에 조성된 맨발산책로 전경. 폭 1.5m, 길이 500m 규모의 마사토 맨발길이 정자와 데크쉼터를 따라 이어지며, 자연 속 건강 산책로로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달성군 제공>

달성군 구지면 창리공원에 새롭게 조성된 맨발산책로. 총 400m 길이의 황토 마사토 길 이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달성군 제공>
"흙이 이렇게 부드러운 줄 몰랐어요. 발바닥이 참 호강하네요."
29일 오전 9시, 대구 달성군 구지면 창리공원. 어르신 한명이 신발을 벗고 조심스레 첫 발을 디디자, 옆에서 걷던 아내가 웃으며 말을 건넨다. "잘 걷고 있어요. 처음엔 기분이 묘하지."
처음엔 발바닥이 간질간질하다. 그러다 이내 흙의 따뜻함이 피부를 타고 올라왔다. 마사토 특유의 푹신함과 적당한 자극은 지압 효과를 일으켰다. 걸을 때마다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황토길 주변엔 노란 꽃무리와 나무 그늘이 펼쳐졌다.
창리공원 맨발길에선 단체복을 입은 주민들이 떼지어 맨발로 걷고 있었다. 70대 여성 김모씨는 "맨발로 걷는 게 이렇게 유쾌할 줄 몰랐다. 동네 분들과 함께 오니 더 좋다. 단순한 걷기 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 힐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도심쪽으로 5분 가량 가면 응암리 산책로가 보인다. 산책로 끝자락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무릎이 안 좋아 오래 못 걷는데 여긴 길이 부드러워 괜찮다"고 했다. 바로 옆에는 어린아이의 손을 잡은 아버지가 흙 위에 발을 올리며 "딱 좋아, 너무 뜨겁지도 않다"며 흡족해 했다.

달성군 응암리 완충녹지에 조성된 맨발산책로. 700m 길이의 마사토 맨발길이 소나무 숲 사이로 부드럽게 이어지며, 도심 속 자연 치유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달성군 제공>

달성군 창리공원 맨발산책로를 걷고 있는 주민들. 초록빛 숲속에서 신발을 벗고 걷는 시민들의 표정이 밝다. <달성군 제공>
국가산단1호 근린공원에 조성된 맨발길은 의미가 남다르다. 주민참여예산으로 마련된 곳이어서다. 지역민이 직접 제안하고 지자체가 실행하는 '정책-현장 연결형 모델'이다.
산책로 전 구간은 기능성 마사토로 포장돼 배수성이 우수한 편이다. 비온 뒤에도 진흙으로 뒤범벅되지 않아 깔끔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연 그대로의 감촉은 도심에서 좀처럼 누리기 어려운 호사다.
구지면 '맨발산책로'가 요즘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다. 창리공원(400m), 국가산단1호 근린공원(500m), 응암리 완충녹지(700m)까지 걸쳐진 산책로의 총 길이는 1.6㎞다. 모두 마사토로 포장됐다. 이 사업은 운동 공간이 아닌, 일상 속 자연 회복의 장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추진됐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구지면 최초로 조성한 맨발산책로가 군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도시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