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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칼럼] ‘친윤’의 늪

2025-06-19 08:31

정당지지율 21%. 국민의힘에 날아든 참담한 성적표다. 민주당(46%)과의 격차는 5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한국갤럽 여론조사). 안철수 의원 말대로 "민심의 마지막 경고"이자 절체절명의 위기다. 그럼에도 새 원내대표 선출 막후엔 쇄신 의지가 비치지 않았다. 일그러진 초상 국민의힘의 불편한 진실을 진단한다.


#1 친윤농단=국민의힘을 망친 주체는 누굴까. '친윤'이라는데 이의가 없을 듯하다. 당내 최대 계파여서가 아니다. '여의도 정치문법'에 능한 기득권이기 때문이다. 개혁을 주저하는 구태의연한 집단이어서다. '용산'에 굴종하며 당과 대통령실의 역학을 수직적 관계로 낙후한 주역들이어서다. 헌정질서를 파괴한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반대하며 보수의 정체(正體) '법치'를 유린한 세력도 친윤이다. 어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프로파간다에 동조해 괴벨스 역할을 자임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진짜 내란"(나경원 의원). 또 친윤은 대선 후보 교체를 노린 '역모의 밤'을 획책해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했다. '김용태 혁신안'에 딴죽 거는 행태도 염치없다.


#2 극우본색=6·3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중도 표심을 잃었다. 중도층 유권자 58%가 이재명 후보를 찍었고, 28%만 김문수 후보를 선택했다. 당의 극우화의 후과다. 김 후보부터 극우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전광훈 목사의 구속을 비통해하며 울먹인 장면, 자유통일당 대표를 지낸 이력에서 극우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강성 친윤 윤상현 의원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전광훈 목사에게 90도 인사를 하고 "존귀하신 우리 목사님"이라며 추어올렸다. "계엄은 계몽령" 궤변을 전파한 전한길 전 강사와 친윤 의원들의 끈끈했던 유대도 국민의힘 극우화의 서사다.


#3 영남당='영남 자민련'은 국민의힘을 지역당으로 폄하하는 냉소의 언어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그리 틀린 말이 아니다. 국회 의석 107석 중 65석이 영남지역이다. 충성도는 높지만 확장성이 낮다. 하지만 선거 승패는 충성도 보단 확장성이 가름한다. 국민의힘은 지역 확장성, 이념 확장성에 취약하다.


#4 용병정치=후계자를 키우지 못하는 한계도 관성처럼 굳어졌다. '용병 윤석열'의 실패를 처절하게 겪고도 다시 용병에 천착한다. 애초 친윤이 낙점한 한덕수 전 총리나 김문수 후보가 다 용병 아닌가. 유승민 고립시키고 이준석 쫓아낸 결과가 고작 용병 대선 후보라니. 오직 충성의 잣대로만 인물을 재단한 '용산'과 국민의힘의 자업자득이다.


#5 쇄신=다들 보수 복원의 전제로 "국민의힘의 환골탈퇴"를 외친다. 하지만 쇄신엔 반드시 필요조건이 따른다. 첫째는 친윤 청산이다. 스스로 "폐족"을 선언한 친노는 부활했다. 친윤은 그럴 용기가 있나. 둘째는 윤석열 부부와 완벽한 절연이다. 셋째는 전광훈 목사, 극단 유튜버 등 극우 세력과의 단절이다. 보수 궤멸의 시작점과 종착지에 윤 부부와 그들이 있다. 넷째, 당헌당규를 개정해 중도층에 대한 소구력을 높여야 한다. 100% 상향식 공천과 국민여론에 부합하는 당 대표 선출이 요지다.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곳이 지금 국민의힘이다.


보수의 특장(特長)을 살려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그러질 못했다. 이를테면 산업화 신화를 이룬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부흥 DNA'는 보수정당만의 강점이다. 왜 '민부론(民富論)' 같은 그럴싸한 어휘로 성장 담론을 제안하지 못하나. 단절과 혁신을 강도 높게 실천하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어쩌면 해피엔딩'이 될지 모른다. 논설위원


국민의힘 망치고 혁신 딴죽


탄핵 반대로 보수 正體 유린


尹 부부·극우 세력과 단절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필요


중도층 향한 소구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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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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