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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먹으려면 알바 2시간?…“요즘 대구 물가 지나치게 높다”

2025-06-25 20:33

영남일보, 대학생·직장인 현장 설문조사
적정 커피·점심값, 4인 가족 외식비는 얼마?

영남일보가 지난 19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타워 앞에서 물가 현장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나영 인턴

영남일보가 지난 19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타워 앞에서 물가 현장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나영 인턴

영남일보가 직장인(왼쪽)과 대학생 총 2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물가 현장 설문조사 결과판.

영남일보가 직장인(왼쪽)과 대학생 총 2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물가 현장 설문조사 결과판.

"올해 최저 시급이 1만30원인데, 요즘은 1~2시간은 일해야 겨우 한 끼를 먹을 수 있어 가끔 무력감을 느껴요."


지난 1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 앞에서 만난 이 학교 2학년 권모(21)씨 말이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권씨는 식비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했다.


영남일보는 최근 경북대와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로 일원에서 '생활물가 체감 현장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세대별 체감 물가는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적인 의견은 "요즘 물가 지나치게 높다"였다. 조사는 오프라인 현장 응답자 201명(대학생 100명·직장인 1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유튜브 커뮤니티 온라인 설문도 병행했다.


◆ 대학생 "밥값·커피값 부담…생활비 빠듯"


영남일보가 지난 19일 대구 북구 경북대 일원에서 물가 현장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양수빈 인턴

영남일보가 지난 19일 대구 북구 경북대 일원에서 물가 현장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양수빈 인턴

커피 한 잔에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을 묻자, 응답 대학생들은 '2천~3천원'(37%), '3천~4천원'(33%)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4천~5천원'(20%), '2천원 이하'(7%), '5천원 이상'(3%)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인기였다. 경북대 1학년 신모(20)씨는 "강의실 가기 전이나 간단하게 혼자 마시는 용으로 저가 커피 브랜드를 애용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조별 과제나 모임으로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는 경우도 많다. 김현주(20)씨는 "프랜차이즈 커피는 주로 4~5천원선이라 비싼 편이지만, 공간 이용료 개념으로 생각하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상 속 점심 한 끼, 내가 지불할 수 있는 최대 금액'에 대한 질문에는 대학생 응답자의 77%가 '8천~1만2천원' 구간을 선택했다. 다음으로 '1만2천원~1만5천원'(14%), '5천~8천원'(8%), '1만5천원 이상'(1%) 순이었다. '5천원 이하'는 없었다.


1학년 이모(20)씨는 "수업시간표가 촘촘하게 짜여 있어서 학교 주변에서 끼니를 해결할 때가 많은데, 사 먹을 때마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며 "라면이나 컵밥처럼 간단하게 떼울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은 4~5천원 내외이지만, 적절한 상차림으로 나오는 식사를 사 먹으려면 기본이 8~9천원부터다. 가격 부담이 아주 크다"고 토로했다. 1학년 전형원(20)씨는 "대학가 근처는 다행히 아직 한 끼에 1만원 안팎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 같지만, 동성로 같은 번화가에선 1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토로했다.


교내 '천원의 아침밥', '이천원의 저녁밥' 사업을 확대해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전씨는 "인기가 좋은 사업인데, 인원이 선착순 200여명 정도로 한정돼 있어 아쉽다"며 "이런 사업들이 더 활성화되면 좋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자취생들은 식비 외에도 생필품과 생활비 전반의 부담을 호소했다. 4학년 강모(24)씨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데, 계란·휴지·샴푸까지 전반적으로 물가가 다 올랐다"며 "청년층에 월세나 교통비를 지원해주면 도움이 클 것"이라고 했다.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4인 가족 외식비는 '15만원 이하'(67%)가 가장 많았다. 이어 '10만원 이하'(18%), '15만원 이상'(13%) 순이었다.


◆직장인 "8천원으론 한식 뷔페나 가지…"


영남일보가 지난 19일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로 일대 상권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물가 현장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나영 인턴

영남일보가 지난 19일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로 일대 상권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물가 현장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나영 인턴

대구 동구 신천동의 직장인들도 커피 한잔 값으로 '2천~3천원'(28.7%)과 '3천~4천원'(27.7%)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학생과 달리 '2천원 이하'(16.8%), '4천~5천원'(16.8%), '5천원 이상'(9.9%) 등 다양한 가격대에도 넓게 분포했다.


사무실에서 일할 땐 주로 저가 커피 전문점을 이용하지만, 식후 카페에서 앉아서 마시는 '기분 전환용' 커피 비용까지 포함하면 평균 지출이 올라간다는 응답이 대다수였다.


이모(31)씨는 "출근할 때마다 주변 저가 커피전문점들에서 1천800~2천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간다"며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외부 미팅이 잡힐 때나 가지, 평소엔 저가 커피면 충분하다"고 했다.


커피 기호나 업무 특성에 따라 비교적 고가 커피를 선호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30대 프리랜서 A씨는 "일하는 공간이 프랜차이즈 매장이라 자연스럽게 비싼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된다"고 말했다. 인근 쇼핑몰에서 만난 서모(61)씨는 "자식을 다 키워놨으니 이제는 나를 위한 인생을 누려보기 위해 비싼 커피를 마신다"며 '5천원 이상'에 표를 던지기도 했다.


점심 한끼 가격은 '8천~1만2천원'(53.5%)이 가장 많았고, '1만2천~1만5천원'(29.7%)도 상당했다. '5천~8천원'은 10.9%, '5천원 이하'는 아예 없었다.


김종호(39)씨는 "근처 오피스가의 평균 식비가 8천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며 "8천원 정도면 적당하지만, 그 이상은 비싸다"고 전했다. 김모(28)씨는 "식사 한끼가 1만5천원 넘으면 안 사먹는다"고 했고, 한 60대 여성은 "월급 받는 것으로 매일 점심을 사 먹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끼에 8천원~1만2천원이 적당하다"고 했다.


양모(50대)씨는 "요샌 8천원으론 한식뷔페나 갈 수 있다. 대부분 1만2천원~1만5천원선"이라며 "마음은 8천원이지만, 보통 1만원 이상을 쓴다"고 했다. 한 70대 남성은 "예전엔 짜장면 한 그릇에 6천원이면 먹었는데, 요즘은 최소 8천원은 돼야 한다"고 짚었다.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4인 가족 외식비는 '10만원 이하'(43.6%)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15만원 이하'(41.6%), '15만원 이상'(12.9%), '5만원 이하'(2%) 등으로 집계됐다. 김모(50대)씨는 "요즘은 4인 가족이 삼겹살만 먹어도 주류 등 이것저것 시키다 보면 15만원 이상 나온다"고 했다. "적게 먹으면 7~8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고기를 택하지 않으면 외식비를 10만원안에 해결할 수 있다" 등 응답도 나왔다.


◆ 온라인 설문은 물가 민감도 더 커


유튜브 커뮤니티 온라인 설문에서는 물가 민감도가 더 크게 나타났다. 20일 오후 3시 기준 커피값(447명 참여)은 '2천원 이하'가 51%에 달했고, 점심값도 '8천~1만2천원'(44%), '5천~8천원'(39%)이 대다수(709명 참여)였다. 4인 가족 외식비(707명 참여)는 '10만원 이하'가 63%로 가장 많았다.


네티즌들은 "10만원으로 4인 가족이 고기 먹을 수 있는 곳은 '무한리필 고기집'이다. 그런데 콜라와 사이다는 못 시킨다", "회사에서 월급 받으면 점심값으로 싹 나가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매일 대충 먹자니 건강이 걱정된다", "커피는 매일 마셔야 하니까 묻지도 따지지 말고 '2천원 이하'여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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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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