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은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했다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인사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연합뉴스
경북 성주 출신의 구윤철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이재명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로 29일 지명됐다. 전임 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첫 경제사령탑으로 TK 출신이 발탁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구 부총리를 비롯해 6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 및 민정수석을 내정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갖고 이런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구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기재부 차관과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예산통'이다. 강 비서실장은 구 후보자에 대해 "'레볼루션 코리아' 'AI 코리아' 등 저서에서도 나타나듯이 대한민국 혁신을 고민한 인물"이라며 "국가 재정은 물론 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토대로 대한민국 성장의 길을 찾을 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구 후보자의 입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에 맞춰 기재부나 대통령실 실장 등 실무형 중책을 맡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렸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직속 경제성장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등 민주당과 같이 호흡했기에 이같은 전망은 설득력을 얻었고 결국 현실화됐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가운데)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수석비서관 추가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성환 경청통합수석비서관, 강 비서실장, 봉욱 민정수석비서관. 연합뉴스
1965년 성주에서 태어난 구 후보자는 대구 영신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제학사·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행정고시 32회에 합격해 재무부에 입직한 이후 예산실장 등을 역임하며 주로 예산 업무를 봤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2020년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맡자 대구경북(TK) 지역 정가에서도 구 후보자를 주목하면서 TK 민주당의 인사로 꾸준히 출마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대부분 출마를 부인하며 정치와는 거리를 뒀고, 2023년에는 경북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지역에서 활동했다.
구 후보자의 경제 비전의 중심은 AI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저서(AI 코리아)를 통해 "국가도 기업도 국민도 AI 관련 사업에 가용 가능한 모든 재원을 총동원해 투입한다면, AI 시대에 다시 한 번 우리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대구지역 공약 1호가 'AI 로봇 수도 건설'인 만큼, TK를 중심으로 한 AI 산업에 '훈풍'이 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