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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점심(點心)

2025-07-02

점심(點心)은 옛날 중국에서 아침과 저녁 사이에 시장기가 돌 때 마음(心)에 점(點)을 찍듯 아주 조금 먹는 음식을 가리켰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으나, 점심이 한끼로서 자리를 차지한 것은 20세기부터라고 한다. 지금은 점심이 아침·저녁보다 더 중요해졌다. 학생이나 직장인이 아침을 챙겨먹기 어렵다. 저녁도 학원에 가야 하는 학생들은 편의점 음식을 찾고, 직장인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저녁식사 할 일이 적어졌다. 점심이 하루종일 먹는 제대로 된 한 끼인 셈이다.


그런데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 탓에 원하는 음식 먹기가 쉽지 않아 그저 마음에 점만 찍게 생겼다. 영남일보가 '점심 한 끼, 내가 지불할 수 있는 최대 금액'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학생의 77%, 직장인 53.5%가 '8천~1만2천원'(53.5%)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짜장면 한 그릇도 8천원은 돼야 한다"는 현실에 맛집에서 푸짐한 한 끼를 먹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저 임금 시간당 1만30원 시대에 배부르고 맛있는 점심은 사치라는 자조섞인 말이 나온다.


정부가 아직은 확정된 정책도 아니고 공식화 된 내용은 없다고 밝힌 '직장인 든든한 점심'이 한동안 이슈가 됐다. 직장인 입장에서는 팍팍하고 얇아진 지갑으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일이 늘 고민인 까닭이다. '직장인 든든한 점심' 사업은 정부와 지자체·기업이 일부를 지원하면 근로자들이 1만원짜리 식사를 4천~7천원에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도 직장인들이 점심값에 고통스러워 한다고 말했으니, 하루빨리 사업이 추진되길 바랄 뿐이다. 좋은 지도자의 덕목은 뭐니뭐니해도 백성들이 굶지 않게 하는 것이라는 말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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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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