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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권 침해” VS “난개발 방지”…첨예한 대립, 장기화 될까

2025-07-03 08:01
대구 수성구청이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 추진 중인 수성구 상동 일대 모습. 멀리 수성못이 보인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대구 수성구청이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 추진 중인 수성구 상동 일대 모습. 멀리 수성못이 보인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2일 전국적인 폭염이 이어진 가운데 대구 수성못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당분간 맑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일 전국적인 폭염이 이어진 가운데 대구 수성못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당분간 맑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 수성구청은 수성못 북편 24개 필지, 법이산 지역 2개소 11필지 등 총 35개 필지에 대한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을 추진 중이다. 3일 예정된 도시계획위원회 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해당 지역에 대해선 최장 5년간 행위허가가 불허된다. 25년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은 토지주 등 70명과 난개발을 막아야 하는 행정기관간 팽팽한 줄다리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지역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 시설 현장의 어두운 자화상이다.


◆ "20년간 개발 묶였던 수성못, 또 개발행위허가 제한?"


수성못 일대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 대상 지역의 토지주들은 '수성구청의 무분별한 독단적인 결정'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법적 대응 등 단체행동을 예고한 토지주 A씨는 "지역 발전 차원에서 일부 희생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감수할 각오가 있다. 우리가 무턱대고 제한지역 지정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성구청은 대구시가 세운 수성못 관련 계획 때문에 제한지역을 지정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본 봐로는 시는 인근 개발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다. 수성구청 요청에 의해 계획을 수립하더라도 빨라도 내년 3월에야 가능하다고 했다. 또, 내년 6·3 지방선거에 따라 대구시장이 선출되면 국면이 바뀔텐데 이 일정도 불확실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들은 특히, 제한지역 지정을 위한 행정절차 과정에서 수성구청이 주민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법적으론 문제가 없어도 재산권을 또 침해당하는 주민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곳은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사유재산을 보호하라는 판단이 있었던 지역이다. 그런 곳을 다시 제한지역으로 묶으려면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하다"며 "일방적으로 공개열람 통보서를 보내고, 도시계획위원회를 열려고 한다. 공권력 남용이자 졸속 행정이다. 구청 자체 사업 추진을 위해 시를 끌어들이고, 주민을 속인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 수성구청 "유원지 성격에 어긋나는 난개발 방지 차원"


수성구청은 '난개발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공공의 목적 수행을 위한 일시적 제한 조치라는 것.


현재 수성구청은 이번 개발제한허가 제한지역 지정에 대해 토지주 및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있다. 시가 이 일대 개발 계획을 수립 중인 상황에서 토지 용도 해제에 따른 난개발로 '유원지'인 수성못의 큰 방향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각종 민원 방지차원에서도 제한구역 설정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지난해 수성구청은 이번에 제한지역에 포함된 자연녹지지역에서 추진된 연립주택 건축 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유원지 기능 제한 및 주민 빛·소음 공해 피해' 등이 이유였다. 실제 수성못 일대에선 소음이나 빛 공해 관련 민원이 매년 수십건 제기되고 있다.


수성구청 측은 "일부서 주장하는 수성구 자체 사업 추진을 위한 지정이라는 이야기는 맞지 않다. 실제 구청이 추진하려는 사업 대상지와 맞아떨어지지도 않는다"며 "시 주도로 계획을 만들 예정이어서 시와 조율을 거쳐 제한지역 지정을 결정했다. 상황에 따라 조기 해제는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시가 수성못 개발 계획에 대해 다소 모호한 입장을 내놓고 있어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진 않을 전망이다. '시가 계획을 수립 중'이라는 구청측 설명을 들은 주민들이 시에 관련 계획 여부를 문의했지만 시가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하자, 감정은 더 격화된 상태다.


시 관계자는 "큰 방향성에서 수성못 일대 개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분명히 설정돼 있다. 개발 추진 방침도 받은 바 있다"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수립하지 않았다. 이 사안의 경우 많은 예산이 수반되고, 1개 부서가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도 아니다. 더욱이 최종 결정권자인 시장이 공석인 상태여서 당장에 이렇다 저렇다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어 "(난개발 우려 등) 수성구청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은 인식을 같이 한다"며 "현 시점에서 시와 구의 입장에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할 듯하다. 시기적으로 시가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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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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