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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힘 잃은 도시, 정체된 산업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2025-07-14 21:33
이재만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이재만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한때 영광의 도시였던 대구가 갈수록 그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도시는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있다. 신산업에 대한 투자는 요원하고 청년은 미래가 없다며 수도권으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대구가, 그리고 대구의 산업이 사람들에게 꿈을 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위기다.


왜 이렇게 됐을까? 대구는 섬유·기계 중심의 산업 기반은 여전하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우주 항공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과는 사실상 단절되어 있다. 변화는 더디고 투자는 부족하며 정책적 전략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이지 못했다.


대기업 본사가 없는 한계도 분명하다. 중요한 결정은 서울에서 이뤄지고, 대구의 내외곽 생산기지는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또한 일단 정지 상태이다.


지역 대학과 기업 간의 협력은 허울뿐이고, 혁신 클러스터는 전시용 간


판에 불과하다. 스타트업 지원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고, 기술 창업은 수도권에서만 이루어진다.


대구 산업은 결국 고용과 부가가치는 낮고, 미래는 불확실한 구조에 갇혀 있다. 도시 성장은 둔화되고, 소득은 정체되며, 고급 인력은 외지로 유출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특히 대구의 청년층 유출이 두드러진다는 통계청의 발표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산업 정체는 일자리 감소, 인구 감소, 도시 노쇠화의 악순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기술 전환과 정주 혁신이 결합된 전면적 '리디자인(redesign)' 없이는 대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첫째, 도시 전체를 산업 전환의 실험장으로 삼아야 한다. 노후 산업단지를 과감하게 재정비하여 그린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스마트 팩토리 허브(smart factory hub)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로봇, 의료기기, 수소 산업 등 미래 신산업 중심 지대로 전환하는 과감한 혁신과 계획이 절실하다.


둘째, 대구의 산업지도를 하드웨어가 아닌 사람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누구나 대구에서 일하고, 창업하고,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유기적인 연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기계를 넘어 인간 중심의 산업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실리콘밸리처럼 주거, 교육, 문화 등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젊은 세대가 매력을 느끼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이를 위해 대학과 연구소, 기업이 하나의 거대한 벤처 블록처럼 움직여야 한다. 연구와 생산이 분리되지 않는 산학 통합의 융합형 혁신 지구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강소기업 육성과 지역 특화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기존 섬유, 기계, 자동차 산업의 강점을 살려 모빌리티, 로봇, 의료 등 특정 분야의 강소기업을 늘려나가야 한다.


신기술 도입과 신사업 전환을 위한 과감한 정책적 지원과 혁신만이 대구에 다시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다.


넷째, 이 모든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인식 전환과 대타협이 절실하다. 대구의 미래를 위한 담대한 변화는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지역 국회의원, 시의원, 시민단체, 기업인, 학계 인사들이 초당적인 협력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체되고 편향된 사고, 상호 배타적이고 현실에 안주하는 의식부터 바꿔나가


야 한다. '대구 미래 비전 2050'과 같은 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이를 공유하고 이행하는 대타협, 대협력, 대약진을 이뤄내야 한다. 과감한 혁신 없이 기존 산업을 붙잡고 있는 한, 대구는 그 어떤 미래도 붙잡을 수 없다.


고립의 길을 걷는 지금이야말로 "대구가 어떻게 새로운 세기를 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행동으로 보여줄 마지막 기회다. 이 답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하는 사람들만이 내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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