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남철 고령군수가 고령 지산동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와 대가야 고도 지정은 군민 모두가 이뤄낸 값진 성취이자 고령의 새로운 천년을 여는 출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령 지산동 고분군 전경 <고령군 제공>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찾은 관광객이 고분군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고령군 제공>
2023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포함한 7곳의 가야고분군을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위원회는 "가야연맹은 주변국과 자율적·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만장일치로 인정했다.
한때 '잊혀진 나라'로 불렸던 가야가 이제 세계적 무대에서 가치를 공인받은 것이다. 이는 수십 년간 '대가야'의 정체성을 지켜온 고령군민 모두가 함께 일군 역사적 성취였다.
이어 2025년 2월, 국가유산청은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고령 대가야'를 신규 고도(古都)로 지정했다. '고도'는 한 시대의 정치·문화 중심지였던 도시에만 부여되는 이름으로, 단순한 보존을 넘어 고령을 활력 있는 역사문화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국가적 의지를 담고 있다.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기회를 향해
주산의 능선을 따라 자리한 지산동 고분군은 사계절 변함없이 고령을 내려다본다. 안개 낀 새벽에도, 붉은 석양에도, 그 위용은 고요하지만 강인하다. 고령군민에게 대가야는 단순한 옛 왕국이 아니라, 삶 속에 스며든 정체성이자 자부심이었다.
그동안 고령군은 대가야를 알리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2005년 시작한 대가야축제를 전국 우수 축제로 성장시켰다. 대가야 건국 연도에 맞춰 4월 2일을 '군민의 날'로 제정했다. 또한 2015년 고령읍을 대가야읍으로 변경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했다. 2020년 대가야 종묘를 세우고, 2024년 20년 만에 새 도시브랜드 '가야가 빚은 고령'을 선포했다. 이 모든 노력의 결실이 바로 세계유산 등재와 고도 지정이었다. 전국적으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고령군은 '대가야'라는 유구한 역사를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삼았다. 군민의 힘과 문화유산의 가치가 만나, 작지만 강한 도시, 세계인이 찾는 역사문화도시 고령이 되어가고 있다.
◇세계유산·고도 지정, 지방소멸 위기 돌파구 되나
전국적으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령군의 이번 성취는 단순한 문화적 영예를 넘어선다. 역사·문화 자산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삼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산동 고분군을 중심으로 한 '세계유산 탐방거점센터' 건립, 미발굴 유적에 대한 학술조사,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 등은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군민의 생활환경 개선과 직결된다. 특히 국립대가야박물관·국립대가야문화연구소 유치 계획은 지역을 넘어 국가 차원의 연구·교육·전시 거점을 마련하는 발판이 된다.
이러한 사업은 고령군의 기존 전략과도 맞물린다. 2005년 시작한 대가야축제를 전국 대표축제로 성장시킨 것과 2015년 읍 명칭을 '대가야읍'으로 바꾸며 도시 브랜드를 강화했으며. 최근에는 20년 만에 새 도시 브랜드 '가야가 빚은 고령'을 선포하며 정체성 확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군민 참여다. 지난 7월 출범한 '고령 고도 육성 주민협의회'는 행정 주도의 사업에서 벗어나 주민이 주체가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주민협의회는 세계유산과 대가야 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생활 속 아이디어를 제안·실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문화유산에서 미래 전략으로
세계유산과 고도 지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고령군은 앞으로 역사와 현대 산업을 함께 아우르는 종합 발전 전략을 세우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말레이시아를 겨냥한 해외무역사절단 파견은 문화관광과 수출다변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대표적 사례다.
즉, 고령은 '대가야의 유산'을 세계적 브랜드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산업과 연결해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천오백 년 전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대가야는 이제 군민의 힘과 국가적 지원을 토대로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하려 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문화도시, 작지만 강한 도시 고령의 새로운 천년이 막 열렸다.
이제 고령군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역사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대가야의 숨결이 살아 있는 거리, 세계인이 찾는 역사여행지, 군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문화도시, 이것이 고령군이 그리고 있는 미래다. 천오백 년 전 대가야의 찬란한 문화가 오늘의 고령에서 다시 꽃피고 있다. 군민이 만들어가고,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천년의 서막이 이미 열렸다.
◇이남철 고령군수 "대가야의 찬란한 유산, 군민과 함께 세계 속으로"
이남철 고령군수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와 '대가야 고도 지정'은 "군민 모두가 이뤄낸 값진 성취이자, 고령의 새로운 천년을 여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가야가 단순한 역사 속 이름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군민들의 뿌리이자 삶의 에너지라고 했다. 그는 "수천 년을 이어온 대가야의 문화와 정신이 이제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 이는 고령군민 한 분 한 분이 오랜 세월 지켜온 문화적 가치가 인류 공동의 자산이 됐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고령군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가야의 위상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가야축제를 전국 대표 축제로 성장시켰고, 읍 명칭을 '대가야 읍'으로 변경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했다. 대가야 종묘 건립, 대가야생활촌·대가야문화누리 조성, 새 도시브랜드 '가야가 빚은 고령'까지, 모든 과정에 군민의 참여와 지지가 뒷받침됐다.
이 군수는 "군민들의 열정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 힘이야말로 고령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세계유산 등재와 고도 지정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규정한다.
고령군은 '대가야 고도 정체성 복원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지산동 고분군을 찾는 방문객의 거점이 될 '세계유산 탐방거점센터' 건립, '대가야 고도 중요유적 발굴조사',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이 추진된다. 더 나아가 세계적 위상에 걸맞은 연구와 전시의 허브로 '국립대가야박물관'과 '국립대가야문화연구소' 유치에도 나선다.
이 군수는 이런 사업들이 단순한 관광개발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고령의 자산'을 만드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이어 "대가야의 역사는 고령군민이 세상에 자랑할 수 있는 보물이며 우리가 지키고, 가꾸고, 새롭게 빛나게 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군민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 출범한 '고령 고도 육성 주민협의회'는 이런 의지를 상징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고도 보존과 육성의 방향을 논의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실행에 참여하는 주체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고령군수는 "세계유산 등재와 고도 지정은 고령의 미래를 바꿀 절호의 기회"라며 "작지만 강한 도시, 세계가 주목하는 고령,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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