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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형식의 길] 중구, 제2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2025-09-03 06:00
길형식 거리활동가

길형식 거리활동가

중구(中區). 도시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행정구역 명칭이다. 대체로 도시의 구도심을 의미한다. 광주를 제외하고, 대한민국 7개의 대도시에 존재하며 대부분 시청이 소재한 핵심 지역이기도 하다. 물론 대구시에도 중앙부에 있는 자치구, 중구가 자리하고 있다.


선조 34년인 1601년, 경주와 상주 등을 거쳐 현재의 대구 중구 포정동 일대에 경상감영이 설치되며 경상남북도의 행정·군사·정치를 담당하며 영남의 중심으로 부상한다. 이후 일제강점기에도 경부선 철도 개통과 대구역의 설치로 교통의 요충지로 과거의 명성을 이어 나갔다. 대구읍성이 철거되며 성이 있던 자리에는 북성로, 동성로 등의 상업지구가 조성되며 해당 일대는 일본인들의 이주로 상권이 형성되며 대구의 경제적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때 원칙적으로 "중구만이 진짜 대구"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는데, 이는 과거 서울의 사대문 안만이 진정한 도심으로 인정받았던 개념과 상당히 유사하다. 성곽이 헐린 후에도 이 개념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얼마 전 대구 중구는 인구 10만 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무려 27년 만의 일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지역은 서울 중구와 더불어 도심공동화 현상의 대표 사례 중 하나였다. 주거 환경 노후화, 주택 공급 부족, 생활 인프라 미비 등으로 2021년에는 7만 명대까지 인구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지자체의 인구 증가 정책과 주택 재개발과 재건축 등의 주거환경정비사업의 영향으로 대규모 단지의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며 2023년에는 9만 명, 2025년에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른바 도심 회귀 현상이다. 향후 중구의 인구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인구 소멸 시대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계획 없는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해 보전 가치가 높았던 무수한 역사적 유산의 옛 건물들이 사라져갔고, 오랜 시간 지역을 지켜왔던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특징 없이 세워진 획일화된 디자인의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며 도시의 개성과 정체성은 희미해졌다. 표면적으로는 도심 재생을 내세웠지만, 끊임없이 재개발을 허가했던 이율배반적인 행정은 분명 개선되어야 할 과제이다.


과연 대구 중구가 지역 인구 증가란 호재를 바탕으로 동성로 등 도심 상권의 재활성화와 지역 경제, 문화, 관광의 중심지로 새롭게 도약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며 '중구 르네상스'를 실현해 낼 수 있을지 향후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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