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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메일] 시민과 “함께 뛰고, 함께 웃는” 시민생활체육대축전

2025-09-15 06:30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가을이 성큼 다가온 9월, 대구 곳곳의 운동장과 체육관이 함성으로 들썩인다. 매년 열리는 대구시민생활체육대축전이 시민들의 땀과 웃음으로 물드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36회를 맞은 이 축전은 지난 13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이틀간 시민운동장등 15개 경기장에서 선수, 시민 등 6천여명이 참가하여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 축전은 생활 속에서 누구나 즐기며 건강을 가꾸는 '생활체육'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해 온 역사이자, 대구 공동체의 화합을 상징하는 무대여서 단순한 스포츠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989년 첫 대회가 열렸을 당시, 대구시는 '건강한 대구, 화합하는 시민'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전에도 '시민체육대회'라는 이름의 행사가 1982년과 1983년에 두 차례 있었지만, 당시에는 정착하지 못하고 중단된 바 있다. 이를 교훈 삼아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생활체육축전으로 방향을 재설정했다. 특히 종합 순위를 매기지 않고 종목별 시상만 하는 운영 방침은 경쟁보다는 참여와 화합을 중시하는 축전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초창기에는 일부 종목과 동호인 중심으로 진행되었지만, 해를 거듭하며 종목과 참여층이 확대됐다. 2017년과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 대구가 특별·광역시 중 생활체육 참여율 1위를 기록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이 축전이 시민들의 생활 속 운동 문화를 이끌어온 힘이 있다. 특히 지난해는 경북선수단 100여명이 함께하며 '대구-경북 생활체육 교류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지역 간 화합과 스포츠 네트워크 확장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이 축전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경기를 치르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체력 측정과 건강 상담 부스가 운영돼 시민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운동 처방을 받는다. 부대행사로는 전통놀이 체험, 지역 문화 공연 등이 더해져 대구시민생활체육대축전은 '생활체육+건강+문화'가 어우러진 복합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성공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정례화가 필요하다. 앞서 시민체육대회가 단명했던 사례처럼, 제도적·재정적 기반 없이 추진되는 행사는 언제든 중단될 위험이 있다. 시와 체육회, 구·군의 안정적인 예산과 운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참여층의 다양화가 필수다. 현재도 종목별로 동호인과 일반 시민이 함께하지만, 청소년·어르신·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해져야 한다. 가족 단위의 참여형 경기나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목을 늘리면,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다.


지역경제와의 연계도 중요한 방향이다. 대회 기간 동안 인근 상권과 전통시장, 지역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연계하면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 대구의 대표 먹거리와 문화 콘텐츠를 함께 홍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디지털 홍보 전략 역시 시대의 요구다. 젊은 세대는 TV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보를 접한다. 짧은 영상, 생생한 현장 스케치, 참가자 인터뷰 등을 SNS에 실시간 공유하면 참여 열기를 높일 수 있다


또, 전문 및 생활체육의 통합으로 대구시민체육대회로 대회규모를 키워 전 시민이 참여하는 대회로의 운영도 검토할 때다.


대구시민생활체육대축전은 지난 35년 동안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건강·화합의 무대를 지켜왔다. 이제는 그 무대를 더 크고, 더 넓게, 더 오래 이어갈 때다. '운동장 위의 함성' '체육관 안의 땀방울', 그리고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웃음소리'가 앞으로도 대구의 가을을 물들이길 기대한다. 이 축전이야말로 '함께 뛰고, 함께 웃는' 대구의 진짜 얼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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