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연극 스타'인 배우 윤석화가 별세했다. 향년 69세. 사진은 지난 2021년 10월 19일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아카이브 '자화상I'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1세대 연극스타 윤석화가 19일 향년 69세로 눈을 감았다. 2022년 뇌종양 수술 후 투병해온 그는 유족과 가까운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윤석화는 2022년 여름, 연극 '햄릿' 공연 이후 같은 해 10월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병세가 알려진 뒤에도 그는 연극 무대와의 인연을 놓지 않았다.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 오른 연극 '토카타'에 짧은 우정 출연으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그는,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수의 작품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치며 '연극계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선배 손숙, 박정자와 함께 여성 연극배우의 중심에 섰고, 커피 광고 속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유행어로 대중의 기억에도 남았다.
대표작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는 재즈 여가수 멜라니를 섬세하게 표현했고,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오페라의 전설 마리아 칼라스를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예순이던 2016년에는 다시 '햄릿'의 오필리아를 연기하며 관객과 만났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활동도 펼쳤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1994), '명성황후'(1995),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2018) 등에도 출연했다.
고인은 연출자로서도 활동의 폭을 넓혔다.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를 연출했고, 그가 제작에 참여한 '톱 해트'는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수상했다. 1995년에는 종합엔터테인먼트사 돌꽃컴퍼니를 세워 애니메이션 '홍길동 95'를 제작했고, 공연계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아들과 딸을 입양한 그는 자선 콘서트를 꾸준히 열며 입양기금 마련과 인식 개선에 힘을 쏟았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와 아들, 딸이 있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