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경북 영덕군청 현관 앞은 평소보다 분주한 기류가 감돌았다. 군청 브리핑실 입구에는 지역 정치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모여들었고, 복도 사이로 차기 군수 선거를 둘러싼 짤막한 대화들이 오갔다. 인구 3만 4천 명 선을 위협받는 소멸 위기 지역에서 오는 6월 3일 치러질 지방선거는 단순한 정치 이벤트를 넘어 지역 생존의 문제로 읽히고 있다.
이날 조주홍 전 경북도의원이 브리핑실 단상에 오르며 영덕군수 선거의 첫 공식 출격 알림을 울렸다. 조 전 도의원은 제11대 도의회에서의 광역 의정 경험을 앞세워 '지역의 변화와 성공'을 강하게 역설했다. 현직 군수의 재선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나온 첫 공식 행보인 만큼, 장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영덕 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진욱(65)씨는 "누가 당선되든 영덕에 사람이 좀 북적이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지난번 산불 났을 때처럼 군청에서 발 빠르게 움직여주는 게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는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직 김광열 군수의 강점으로 꼽히는 '재난 대응'과 '현장 소통'에 대한 바닥 민심의 단면을 보여준다. 김 군수는 취임 초 초대형 산불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행정력을 기반으로 견고한 수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오는 6월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5개월 앞두고 경북 영덕군수 선거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영남일보 DB
하지만 보수 진영 내부의 경쟁은 겹겹이 쌓인 모양새다. 8년간 군정을 이끌었던 이희진 전 군수는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오랜 시간 다져온 조직력을 바탕으로 민심을 청취하며 복귀 시점을 가늠 중이다. 여기에 장성욱 전 문경부시장과 박병일 씨 등 과거 선거 이력이 있는 인사들이 가세하며 국민의힘 공천권 다툼은 다자 구도로 흐르고 있다.
이러한 보수 쏠림 현상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부송 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움직임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농어업 비중이 절대적인 지역 특성에 맞춰 정책 위주의 후보군 구성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영덕은 민선 지방자치 출범 이후 보수 정당 공천자가 단 한 번도 낙선하지 않은 지역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계에서는 본선보다 당내 경선을 사실상의 최종 결승전으로 간주한다. 군청 인근에서 만난 군민 박찬영(55)씨는 "결국 경선에서 누가 되느냐가 핵심 아니겠느냐"며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발걸음을 옮겼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후보자들의 정책 대결만큼이나 공천권을 향한 당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영덕의 미래를 담보할 정책적 대안이 경선 과정에서 얼마나 구체화될지가 이번 선거의 실질적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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