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후의 치료와 관리가 예후 좌우
연령·성별 구분 없는 질환으로 환자 양상 변화
환자 생활에 맞춘 치료 선택과 지속 관리의 중요성
25년간 지역에서 진료해 온 박재율 중앙이비인후과 원장.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핵심으로 '지속 가능한 관리'를 꼽는다.<영남일보 DB>
잠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지만, 동시에 다음날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잠이 흔들릴 때 몸과 일상은 서서히 균형을 잃기 시작한다. 25년간 지역에서 환자의 잠을 마주해 온 박재율 중앙이비인후과 원장을 통해 수면 관리의 중요성을 들여다본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코골이'로 오해되기 쉽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봤을 때, 환자의 건강에 미치는 가장 큰 위험은.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큰 위험은 수면 중 반복되는 저산소 상태와 수면 분절, 그리고 그로 인한 수면의 질 저하다.
잠자는 동안 호흡이 멈추거나 줄어들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몸은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식해 반복적으로 각성한다. 겉으로는 잠을 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깊은 잠에 충분히 들지 못한 채 얕은 수면이 반복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수면의 회복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아침에 일어나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고, 낮 동안의 졸림과 집중력·기억력 저하로 일상생활과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으로는 고혈압, 심혈관 질환, 뇌졸중,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코골이 문제가 아니라 수면의 질과 전신 건강을 동시에 해치는 질환이다."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체감하는 변화는.
"과거에는 중년 남성 환자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연령대와 성별이 훨씬 다양해졌다. 젊은 층이나 여성 환자, 비교적 마른 체형의 환자도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비만 인구 증가뿐 아니라 생활 습관 변화, 수면 시간 감소,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영향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가족이나 배우자의 권유로 검사를 받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번에 개소한 수면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수면 환경에 가까운 검사 공간'이다. 검사 환경이 왜 중요한가.
"수면다원검사는 환자가 평소 집에서 자는 모습에 최대한 가까운 상태를 관찰해야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검사다. 검사 환경은 수면의 질과 검사 정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수면센터는 25년간 지역민에게 받아온 신뢰에 의료 환경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큰 결심을 하고 투자해 만든 공간이다. 무엇보다 '병원에서 자는 잠'이 아니라 '집에서 자는 잠에 가장 가까운 잠'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면무호흡증 검사는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 화장실을 가야 하는 상황도 흔하다. 이때 공용 화장실까지 이동해야 한다면 잠이 완전히 깨 다시 잠들기 어려워질 수 있고, 이는 검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모든 검사실에 화장실과 세면대, 샤워실을 갖춘 독립 구조를 적용했다. 잠시 깨어도 방을 벗어나지 않고 다시 편안하게 누울 수 있도록 한 점이 실제 수면 환경과 검사 환경을 가르는 중요한 차이다."
25년간 지역에서 진료해 온 박재율 중앙이비인후과 원장.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핵심으로 '지속 가능한 관리'를 꼽는다.<영남일보 DB>
▶수면무호흡증은 진단만큼이나 치료 방식 선택이 쉽지 않은 질환이다. 치료 방향은 어떻게 결정하나.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무호흡의 중증도와 발생 양상, 환자의 증상과 생활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경증의 경우에는 체중 조절이나 수면 자세 교정 등 생활습관 개선을 중심으로 한 보존적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중등도 이상은 현재까지 근거가 가장 확립된 치료인 양압기 치료가 표준적으로 권고된다.
모든 환자에게 하나의 치료법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하고, 이를 지속 가능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양압기 치료나 수술을 두고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거나 오해하는 부분은.
"많은 환자들이 양압기를 처음부터 '불편하고 평생 써야 하는 기계'로 인식해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실제로는 초기 적응 과정만 잘 거치면 수면의 질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사례가 많고, 불편함도 상당 부분 조절할 수 있다.
수술이 더 근본적인 치료라고 생각해 양압기 치료를 뒤로 미루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수술은 환자에 따라 효과와 지속성이 다를 수 있어 적응증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치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충분한 설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신호를 꼽는다면.
"심한 코골이, 수면 중 호흡이 멈춘다는 주변의 지적, 자주 깨는 잠, 아침 두통, 충분히 자도 피곤한 느낌, 낮 동안의 졸림과 집중력 저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데도 이유 없이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라면 수면무호흡증 검사를 한 번쯤 고려할 필요가 있다."
25년간 지역에서 진료해 온 박재율 중앙이비인후과 원장.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핵심으로 '지속 가능한 관리'를 꼽는다.<영남일보 DB>
▶검사부터 치료까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체계를 갖췄다. 지역 수면의료의 역할과 중앙이비인후과의 방향은.
"수면 질환은 검사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진단 이후의 치료와 관리가 훨씬 중요한 분야다.
지역 수면의료의 역할은 환자가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정확한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의료 환경을 제공하는 데 있다.
앞으로도 중앙이비인후과는 환자가 검사 결과를 정확히 이해하고, 치료를 일상 속에서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진료와 관리를 이어갈 계획이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수면무호흡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환자가 실제 생활 속에서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치료인가 하는 점이다.
수면무호흡증은 단기간에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좋은 치료라도 환자가 불편해 중단하게 된다면 현실적인 치료가 되기 어렵다.
그래서 진단만큼이나 치료 이후의 적응 과정과 추적 관리가 중요하다. 환자가 치료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핵심이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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