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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의병기념관서 만난 ‘죽음의 집’…고립 공간 아닌 결의를 단단하게 만든 공간

2026-03-01 22:09

항일의병기념공원서 5월29일까지 순회전시 운영

청송항일의병기념공원에 마련된 의병기념공원. 흐린 날씨의 3·1절 오전에는 방문객도 뜸한 상황이다.<정운홍기자>

청송항일의병기념공원에 마련된 의병기념공원. 흐린 날씨의 3·1절 오전에는 방문객도 뜸한 상황이다.<정운홍기자>

청송항일의병기념공원 의병기념관 안에 현충시설 협력망 순회전시 죽음의 집에서의 삶 코너가 마련돼 있다. 터치 디스플레이와 책자를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옥중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다.<정운홍기자>

청송항일의병기념공원 의병기념관 안에 현충시설 협력망 순회전시 '죽음의 집에서의 삶' 코너가 마련돼 있다. 터치 디스플레이와 책자를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옥중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다.<정운홍기자>

3월 1일 오전, 경북 청송 주왕산면 항일의병기념공원은 조용했다. 3·1절이지만 하늘은 잔뜩 흐렸고, 이른 시간 탓인지 방문객의 발길도 뜸했다. 태극기만 바람에 펄럭이며 그날의 함성을 대신했다.


공원 안 의병기념관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인기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한 바퀴를 도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만큼 규모도 크지않아 실망감이 앞섰다. 발걸음을 늦추고 설명판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사뭇 달라졌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독립운동가들뿐 아니라, 기록의 뒤편으로 밀려난 '이름 없는 의병'들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 연출 대신 차분한 문장과 정리된 자료로 관람객을 시선을 붙잡는 전시였다.


이곳에서는 3·1절을 맞아 2026년 현충시설 협력망 순회전시 '죽음의 집에서의 삶'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재>경북도호국보훈재단이 독립기념관·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상자를 활용해 마련한 콘텐츠다.


순회전시 코너 규모는 크지 않다. '작다'는 인상과 달리, 들여다볼수록 밀도가 있다. 준비된 책자와 터치식 디스플레이를 통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옥중 생활을 의·식·주·심의 관점으로 풀어낸다. 특히 '죽음의 집'이라 불린 서대문형무소 독방 이야기는 인간을 고립시키려는 공간이 오히려 결의를 단단하게 만든 역설을 떠올리게 했다.


전시에서 가장 오래 머문 대목은 '소통'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이 철저히 분리된 환경에서도 벽을 두드려 신호를 주고받는 '타벽통보법'으로 서로의 생존을 확인하고 마음을 지탱하며, 연대의 끈을 이어갔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침묵이 기본값인 독방에서 작은 소리 하나가 동지의 존재를 증명하는 언어가 됐다는 사실은 짧은 관람 시간을 '체감'의 시간으로 바꿔 놓았다.


재단은 이번 전시를 3·1절 기념과 연계해 참여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 학습지를 마련하고,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체험 교구를 증정할 예정이다.


한희원 <재>경북도호국보훈재단 대표는 "제107주년 3·1절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옥중 삶을 통해 자유와 독립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협력 기반의 전시 운영을 통해 도민들이 일상 속에서 보훈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람객이 별로 없어 조용했던 3·1절의 전시장은 아이러니하게도 '기억'의 빈자리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전시가 끝나는 5월 29일까지, 한 번쯤 이곳을 찾아 작은 전시상자 속에서 이어져 온 독립의 언어를 직접 확인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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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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