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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칼럼] ‘사즉생’ 필살기는 없나

2026-03-05 08:58

폭주 본능이 작동한 건가. 집권여당의 입법 질주가 거침이 없다. 이번엔 '사법 3법'이다. 거센 논란 속에서도 민주당은 기어이 법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증원법의 입법 절차를 완료했다.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고 헌법에 위배된다는 문제 제기와 질책은 아랑곳 않았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법왜곡죄를 "문명국가의 수치"라고까지 힐난했건만.


'국민'의 '힘'은 저지할 힘도 무기도 방책도 없었다. 기껏 필리버스터로 표결을 잠시 늦추는 게 전부였다. 국민의 지지가 없으니 그럴 수밖에. " 여당을 견제할 주체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김희균 서울시립대 교수) "한국 정치가 야당의 기능 상실로 민주당 독점시장이 됐다"(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지지율이 워낙 낮으니 민주당이 뭘 해도 당하는 형국이다. 우린 폐족"(익명 요구한 영남 의원). NBS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국힘 지지율은 9%에 불과했다.


사법부인들 묘수가 있으랴. 전국 법원장들의 285분 회의는 "사법 3법의 중대한 부작용을 우려한다"는 메시지를 내놨을 뿐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민에게 직접 피해" "공론화 필요" 같은 예의 입장만 반복했다. 하지만 뻔한 '공자 말씀'으론 판을 흔들 수 없다. 감동을 주지도 못한다. "내가 사퇴할 테니 입법 진행을 멈춰 달라"는 승부수를 던졌으면 어땠을까. 아마 민주당이 숙고의 뜸을 들였을 가능성이 크다. 법안 내용을 좀 더 유연하게 다듬었을 소지도 있다.


어차피 사법 3법 드라이브는 사법부 지형을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만들겠다는 포석일 텐데 저들 눈엔 조 대법원장이 걸림돌로 비칠 것이다. 6·3 대선 직전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유죄 취지 초고속 파기환송에 대한 앙금도 남아 있을 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조희대 사법부의 불신이 사법개혁의 원동력이 된 건 사실"이라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하니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의 사퇴는 헛다리 짚은 꼴이다. 하나 마나다.


사법 3법은 재판 3심제, 법원의 독립 등 제헌 헌법 때부터 설계한 사법체계의 본질적 영역을 변경하는 것이다. 겹겹이 방탄 갑옷을 두른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는 까마득히 왜소해졌다. 이재명 정부가 행정권력과 190석에 가까운 범여권의 입법권력에 더해 사법권력까지 장악하면 무소불위의 초강력 정권이 탄생한다. 몽테스키외가 정초(定礎)한 삼권분립이 형해화 할 개연성도 커졌다. 행정·입법이 한통속인 데다 사법마저 친여 구도로의 지각 변동이 시작된 까닭이다. 이러면 삼권의 상호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 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대통령 거부권은 이제 장롱 속에 처박힐 신세다.


공론화 과정 없이 사법 3법을 강행한 여당이 먼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역량이 모자라면 '희생 플라이' '보내기 번트'라도 해야 한다. 한데 사법부와 야권에선 도무지 여론 반전, 상황 반전을 위한 자기희생이 없다. 오히려 법리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판결로 여권의 사법 장악 결의를 자극하고, 당을 극우화해 중도층 이탈을 촉발했다. 국민의힘은 당헌·당규를 개정해 최고위원 4명 궐위 시에도 비대위를 꾸리지 않고 보궐선거로 충원할 수 있게 했다. 희생은커녕 장동혁 대표 체제를 더 공고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 고공 행진 속에 여당의 폭주 행각마저 묻혀갈 조짐이다. 야권의 '식스 센스' 급 반전이 절실한 때다. 오자병법에 나오는 사즉생(死卽生)의 필살기는 기대난망인가. 논설위원


여당 '사법 3법' 입법 폭주


위헌 문제 제기 아랑곳않아


사법부·국힘은 의례적 대응


판 흔들만한 자기희생 없어


'식스 센스'급 반전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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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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