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성적 기록 막기 위해 학기 도중 자퇴 현상
검정고시 후 정시로 대입 노리는 분위기 확산
대구 학교 현장선 자퇴 접수 줄이어 체감 중
실제 타 사유 포함시 내신 포기 자퇴생 더 많아
점차 좁아지는 정시 문, 적절한 선택 아닐수도
대입을 생각하면서 검정고시를 치르는 자퇴생 모습. <이미지=생성형 AI>
검정고시를 통해 대입에 도전하려는 대구지역 고등학교 자퇴생이 늘고 있다. 내신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자퇴하면 학생부에 성적이 기록되지 않는 이른바 '내신 리셋' 규정을 활용하려는 사례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후 검정고시에 합격해 수능 중심의 정시 전형으로 대학 진학을 노리는 흐름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대구지역 고교 자퇴생은 총 1천214명(남 525명·여 689명)으로 집계됐다. 자퇴 사유는 질병, 가사, 학교 부적응, 해외 출국, 기타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기타' 사유다. 2024년 기타 사유로 자퇴한 고교생은 985명으로 전체 자퇴생의 81.1%를 차지했다. 이 항목은 최근 2년 사이 급격히 증가했다. 2022년 112명에 불과했던 기타 자퇴생은 2023년 808명으로 696명(약 721.4%) 급증했고, 2024년에는 다시 177명(21.9%) 늘었다.
2025년 공식 자퇴생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자퇴가 늘어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달서구 한 고등학교 교사는 "지난해 우리 학교에서만 10명가량이 자퇴서를 제출했다"며 "여러 사유가 있지만 절반 정도는 올해 검정고시 응시를 위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서도 최대한 설득하지만 학생 의지가 강하고 부모도 결국 따르는 경우가 많다. 체감상 자퇴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시교육청도 기타 사유 자퇴생 중 상당수가 검정고시 응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지역 검정고시 응시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3천289명이던 응시자는 2023년 3천362명, 2024년 3천792명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4천34명으로 처음 4천명을 넘어섰다.
지역 고교와 입시업계는 이러한 자퇴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내신 리셋' 구조를 지목한다. 학생부에 내신 성적이 기록되는 시점은 학기가 끝날 때인데, 학기 중 자퇴하면 해당 학기 성적이 학생부에 남지 않는다. 내신 대신 검정고시 합격 후 수능 성적으로 정시에 도전하려는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조홍래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학기 도중 자퇴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 경우 내신 성적이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는다. 실제로 1학년 때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자퇴하면 다음 해 수능을 치를 수 있어 재학생보다 수능 경험을 한 번 더 쌓는 효과도 있다"며 "학교 현장에서는 기타 사유뿐 아니라 질병 등을 이유로 자퇴한 뒤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는 내신을 의식한 검정고시 응시 인원이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대입에서 수시 비중이 80%에 가까울 정도로 높고, 학생의 학교생활 참여도를 평가하는 정성평가가 확대되는 흐름이어서 정시만으로 대학 진학을 노리는 전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성구 한 고교 교장은 "서울대가 정성평가 비중을 현재 20%에서 4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 대학도 이 같은 흐름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 최상위권이 아니라면 정시 중심의 정량평가만으로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에 합격하기는 쉽지 않다"며 "대입을 이유로 자퇴를 고민한다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구지역 고등학생 자퇴 현황 <교육통계서비스 제공>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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