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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시대공감] ‘대한류’ 시대에 조심해야 할 것

2026-03-06 06:00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문화평론가

2월 말에 인도네시아 매체 자카르타포스트와 템포는 "온라인 공간에서 한국을 겨냥한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일부 누리꾼들이 '한국 제품을 사지 말자',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소비하지 말자'는 게시물들을 공유하며 불매 운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 틱톡, 스레드 등에서는 'Korea vs Asian', 'SEAblings' 등의 검색어가 급상승했다고 한다. 'SEAbling'은 동남아시아(Southeast Asia)와 형제·자매(sibling)를 합친 말로, 동남아 국가들이 하나로 뭉친다는 의미다. 동남아 국가들이 연대해 한국에 맞서자는 반한 정서가 고조되면서 이런 키워드가 인용됐다는 것이다.


이 사태는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 불거진 논란에서 비롯됐다. 설 연휴 기간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국 밴드 데이식스의 공연이 열렸다. 그 공연장에서 일부 한국 열성팬들이 반입 금지된 대형 망원렌즈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다 제지당했다고 한다. 그것이 현지에서 논란으로 번지면서 한국 팬들에 대한 비난이 고조됐는데, 한 현지인이 해당 한국 팬의 얼굴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기까지 하자 양국 팬들 사이의 대립으로 확전됐다.


현지에서 한국 팬에 대한 외모조롱이 나오자 일부 한국 팬들은 동남아 국가들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놨다. 그러자 동남아 팬들은 한국의 성형 문화, 높은 자살률, 아파트 중심 주거 환경 등을 비난하고 나섰다. '닭장 아파트' '수용소 같은 주거' '성형 괴물' 등과 같은 표현에 한국 팬들이 경제 수준을 거론하는 등 동남아 폄하 발언으로 맞서자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것이다.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사진이나 독립운동가 사진을 조롱하는 게시물까지 동남아 지역에서 올라왔다고 한다.


영국 IBTimes UK가 이번 사태를 '카메라 하나로 시작된 온라인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국제적 이슈가 됐다. 인도 매체 Outlook Respawn은 이를 단순 팬덤 충돌이 아닌 "인종과 팬덤 권력, 케이팝의 글로벌 책임 문제"라고 보도했다.


사실 이 사건은 일반인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일부 케이팝팬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었고, 중국 등의 혐한 누리꾼이 정체를 숨기고 자극적인 발언들로 가세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의혹도 나왔다.


어쨌든 우리로선 다행히 전면적 반한 사태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다른 나라 문화에 자국 젊은이들이 열광하면 어느 나라든 반발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럴 때 작은 빌미라도 제공이 되면 즉시 그 반발심이 폭발할 것이다.


문화를 수출하는 우리 입장에선 항상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동남아권을 대하는 우리 일각의 태도를 보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도 단순히 망원렌즈 카메라만의 문제였다면 일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평소 쌓인 국민감정이 카메라를 계기로 터져 나왔다. 이번엔 사태가 아주 커지진 않았지만 다음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 스스로 차별적 언행을 조심해야 다른 나라의 반발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한류가 주목받는 '대한류' 시대에 한국 문화에 대한 경계심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 부자 몸조심하듯이 몸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체질화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가정이 많아지는 추세여서 우리의 내부 통합을 위해서도 차별적 언행은 절대금기로 여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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