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농업창업 지원 영주 소백산귀농드림타운
영주로 귀농한 이철희씨 부부가 재배 중인 사과나무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권기웅 기자
도시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이철희(66)씨는 2013년 영주로 내려왔다.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온 시간 뒤에 그가 택한 것은 '조금 더 여유로운 삶'이었다.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을 꿈꾸던 그는 사과로 이름난 영주가 귀농지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재배 여건이 좋고, 귀농인의 안정적 정착을 돕는 지원 정책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이씨는 영주에서 약 9917㎡(3천평) 규모의 사과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농삿일 외에도 할 일이 많다. 2015년부터 귀농귀촌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다른 귀농인들과 교류하고, 후배 귀농인들의 정착을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자연 속에서 농사를 짓는 일 자체에도 만족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군가의 정착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2017년 영주로 귀농한 탁창덕(60)씨의 사연도 비슷하다. 오랜 회사 생활 끝에 그는 은퇴 이후 삶을 고민했다. 그 역시 영주를 택한 이유로 '사과'를 꼽았다.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사과 주산지이고, 재배 환경 또한 좋아 사과 농사를 짓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탁씨는 약 8264㎡(2천500평) 규모의 사과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농장 규모를 9917㎡ 정도까지 넓혀 보다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만들 생각이다. 그는 귀농 생활 전반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내며,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작목 선택과 사전 공부, 그리고 일정 수준의 여유 자금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귀농한 탁창덕씨가 자신이 재배하고 있는 사과나무 전지를 하고 있다. 권기웅 기자
두 사례는 귀농이 단순히 '도시를 떠나는 선택'이 아니라 지역의 작목 특성과 지원 체계, 개인의 준비가 맞물릴 때 현실적인 정착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철희씨는 작목을 신중하게 고르고 처음부터 크게 시작하기보다 작은 규모로 출발해 점차 넓혀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고령화로 활용되지 않는 농지가 늘어나는 만큼 농지를 임대해 경험을 쌓는 방법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역별 지원 정책을 꼼꼼히 비교하고, 귀농 과정에서 도움을 줄 멘토를 만나는 일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이 같은 현장 사례와 맞물려 영주시는 귀농을 준비하는 도시민을 위한 체계적 교육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소백산귀농드림타운'을 통해 예비 귀농인 교육 운영에 본격 돌입했다. 입교생은 25세대로, 서울 등 수도권 18세대, 대구·충남 등 기타 지역 7세대가 참여했다. 시는 현재 5세대를 추가 모집 중이다.
2016년 개소한 소백산귀농드림타운은 도시민이 일정 기간 머물며 농업을 배우고 현장 실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마련된 체류형 농업창업 교육시설이다. 10개월 동안 관심 작목 탐색, 영농기술 실습, 현장 체험, 농업경영 교육 등 280시간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이외에도 시는 귀농인 정착지원사업, 귀농·귀촌인 주택 수리비 지원, 귀농인 이사비용 지원, 귀농인 농가주택 설계비 지원 등 원스톱 지원 체계를 운용한다.
정희수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최근 5년간(2021~2025년)까지 영주로 귀농귀촌한 인구는 매년 4~500명에 이르며 총 2천492명에 달한다"며 "앞으로 대기업 등 퇴직 예정자를 겨냥한 단기 체험·특강 프로그램도 확대해 예비 귀농 수요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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