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경상 환자 치료 8주 초과 시 보험금 지급 별도 심의
대구 의료계 “통증·후유증 개인차 큰데 획일적 기준은 현실과 괴리”
교통사고 이후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모습. 오는 4월부터 교통사고 경상 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를 받을 경우 보험금 지급을 위해 별도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자동차보험 8주 룰'이 시행된다.<챗GPT 생성>
대구 달성군 다사읍에 거주하는 50대 김문인씨는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목과 허리 통증으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사고 직후 검사에서는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두통과 어지럼증이 반복됐다.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회복 중이지만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김씨는 "겉으로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통증이 오래 간다"며 "치료가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데, 정해진 보험 적용 기간 때문에 치료를 중단해야 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자동차보험 경상 환자의 치료 기간을 관리하는 이른바 '8주 룰'이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교통사고 치료가 8주를 넘길 경우 보험금 지급을 위해 별도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제도다.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지속 여부가 보험사의 심사와 행정 절차에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치료 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이 예고한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안에 따르면 적용 대상은 상해등급 12~14급 경상 환자다. 지금까지는 의료기관 판단에 따라 치료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8주 이후 치료 필요성을 별도 심의를 통해 인정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와 과잉 진료 방지를 제도 도입 배경으로 꼽았다. 국토교통부 통계에서도 경상 환자의 90% 이상이 사고 후 8주 이내 치료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료 현장에서는 행정 기준과 실제 회복 과정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사고 이후 흔히 나타나는 염좌나 연부 조직 손상은 영상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목과 허리 부위에 발생하는 편타 손상은 외형적 이상이 크지 않더라도 두통이나 어지럼증, 신경 증상이 수주 이상 지속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한의계에서도 제도 도입이 환자의 치료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구시한의사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교통사고 피해자의 치료 기간을 8주 기준으로 관리하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하위법령 개정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희목 대구시한의사회장은 "8주 초과 치료 제한은 의학적 근거 없이 교통사고 피해자의 진료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며 "해당 개정안은 보험업계의 왜곡된 통계를 기반으로 한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통사고 피해자의 정당한 치료받을 권리와 의료인의 전문성이 침해받지 않도록 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보험과 관계자는 "8주 이후 치료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제도가 아니라 치료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심의를 거쳐 계속 치료가 가능하다"며 "자동차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보험료 부담을 고려해 합리적인 관리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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