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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서] 화이트로 덮은 이미지, 삭제일까 재탄생일까…리안갤러리 대구, 에디 마르티네즈 개인전

2026-03-15 16:09

리안갤러리 대구, 4월30일까지 미국 브루클린 추상주의 화가 에디 마르티네즈 개인전
마르티네즈 대표 작업 ‘White-Out’ 중심 구성…‘그리기’ ‘지우기’ 본질 들여다볼 수 있어

지난 12일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만난 에디 마르티네즈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르티네즈는 40년 동안 현대미술을 전시해 온 대구에서 처음으로 전시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지난 12일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만난 에디 마르티네즈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르티네즈는 "40년 동안 현대미술을 전시해 온 대구에서 처음으로 전시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캔버스 위에 붓으로 그린 그림을 다시 흰 물감으로 덮는 행위는 수정일까, 아니면 새로운 창작일까.


리안갤러리 대구가 올해 상반기 첫 전시로 미국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추상주의 화가 에디 마르티네즈(Eddie Martinez) 개인전을 오는 4월30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마르티네즈의 대표 작업 중 하나인 'White-Out' 시리즈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회화와 드로잉을 넘나들며 축적해 온 그의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에디 마르티네즈 작.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에디 마르티네즈 작.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마르티네즈는 드로잉의 즉각성과 회화의 물성을 결합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 온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그리기'와 '지우기'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다.


'White-Out' 시리즈는 그려진 이미지를 지우고 덮는 과정에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 화면 위에는 인물과 꽃, 사물, 기호처럼 인식 가능한 형상들이 등장하지만, 끝내 완결된 이미지로 고정되지는 않는다. 흰 물감으로 덮이고 다시 드러나며, 반복적으로 수정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미지들은 생성과 소멸의 경계에 머문다.


마르티네즈의 회화에서 '지움'은 단순한 삭제가 아니다. 오히려 흔적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행위에 가깝다. 흰 층 아래에는 여전히 드로잉의 선이 남아 있고, 덮인 자리는 화면의 리듬과 밀도를 바꾸며 새로운 이미지를 불러낸다. 스프레이, 샤피 마커, 아크릴, 오일, 콜라주 등 다양한 재료가 한 화면 안에서 교차하며 드로잉의 즉흥성과 회화의 물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에디 마르티네즈 작.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에디 마르티네즈 작.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이날 갤러리에서 만난 마르티네즈는 "'White-Out' 시리즈는 2015년 뉴욕 전시를 준비하던 중 시작됐다"며 "화면에 그려놓았던 검은 선과 형태 위에 흰 물감을 덮어 삭제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그 느낌이 좋아 단순한 삭제라기보다 재탄생에 가까운 감각으로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White-Out' 시리즈가 시작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흰색을 대하는 감각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마르티네즈는 "뉴욕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해놓은 낙서를 환경미화원이 와서 흰색으로 덮어버리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며 "처음에는 흰색을 일종의 커버로 바라봤지만, 지금은 흰색이 무언가를 변화시키는 힘을 지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그 한계를 다 알지 못한다"며 "아마 그걸 완전히 알게 되면 작업의 동력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알지 못한 채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덧붙였다.


에디 마르티네즈 작.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에디 마르티네즈 작. <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대구에서 처음 전시를 여는 소감도 밝혔다. 그는 "대구에서 전시하게 된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이곳에 처음 왔는데, 40년 동안 현대미술 전시가 이어져 온 유서 깊은 도시라고 들었다.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애나 박의 전시도 열렸던 이 갤러리에서 제 작업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특정한 서사를 과도하게 설명하려는 전시가 아니다"라며 "관람객이 작품을 직접 체험하고 체득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떤 효과가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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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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