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보다 검증된 가성비”…건강보험 안착한 양성자의 보편적 가치
배재훈 동산의료원장 “단순 장비 도입 넘어, 환자 선택권 넓힐 로드맵 구축”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양성자 치료기 구축이 대구·경북지역에서 본격화<영남일보 3월5일 1면 보도>되면서 환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원정 치료'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계명대 동산의료원과 칠곡경북대병원은 오는 2029년까지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양성자 치료는 종양 부위에 방사선을 정밀하게 집중시켜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첨단 기술이다.
환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비용'이다. 과거 비급여 시절 2천만~3천만원에 달했던 양성자 치료비는 2015년 건강보험 적용 확대 이후 문턱이 확 낮아졌다. 현재 국립암센터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에 따르면 소아종양, 뇌·척추 종양, 간암, 폐암, 췌장암, 식도암, 두경부암 등 주요 암종은 요양급여가 인정된다.
특히 암 환자가 산정특례(본인부담 5%)를 적용받을 경우, 약 20회 내외의 전체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내는 돈은 100만~200만원 수준이다. 일반 X선 치료(약 50만~100만원)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반면, 전립선암(일부 제외)이나 유방암, 예방적 차원의 치료 등 급여 기준에서 제외되면 여전히 2천만 원 이상의 비급여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의 체감 비용 격차가 매우 큰 만큼 누군가에게는 '희망'이지만, 기준 밖 환자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인 셈이다.
최근 주목받는 중입자치료와 비교해도 양성자 치료의 경제적 강점은 뚜렷하다. 전액 비급여인 중입자치료는 한 번의 치료 과정에 4천만~5천5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기술적 진보 면에서는 중입자치료가 앞서지만, 실제 환자 접근성과 20년 이상 축적된 임상 데이터 측면에서는 건강보험 체계 내 안착한 양성자 치료가 훨씬 보편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암 병원에 들어설 최첨단 양성자 암 치료기. 이 장비는 종양 부위에만 정밀하게 양성자 빔을 조사해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자랑한다. 동산의료원은 이 장비 도입을 통해 지역 사회 내 암 환자들에게 더욱 정밀하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암 치료 분야의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영남일보 DB>
지역 내 도입은 의료비 절감을 넘어 '원정 치료'에 따른 부대비용 해결사 역할도 할 전망이다. 그동안 대구·경북 환자들은 수도권 치료를 위해 한 달 평균 150만~300만원에 달하는 숙박비와 교통비, 보호자 체류비를 지불해 왔다. 지역에 인프라가 갖춰지면 이러한 '숨은 비용'이 사라지면서 환자 가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첨단 의료기기가 특정 계층만 누리는 '로또 치료'가 되지 않으려면,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임상적 필요에 맞게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첨단 의료의 가치는 장비의 성능만이 아니라, 환자가 경제적 장벽 없이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까지 포함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지적이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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