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자세·생활 습관이 통증 키워
치료의 기준은 ‘회복’과 ‘선별’
과잉 수술·고가 치료에 대한 경계
대구 진병원 박형진 대표원장이 어깨 관절 모형을 들어 보이며 회전근개 구조와 치료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어깨 통증을 둘러싼 치료 선택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수술과 비수술, 새로운 치료법까지 선택지는 늘었지만 기준은 오히려 더 모호해졌다. 이번 인터뷰는 어깨 질환의 원인과 변화 흐름을 짚으면서, 어떤 경우에 치료가 필요하고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를 차분히 되묻는다.
◆자세가 어깨 망친다
"어깨 건강의 출발점은 결국 자세입니다. 잘 때나 일할 때, 휴대전화를 볼 때처럼 일상 속 자세가 어깨를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구 진병원 박형진 대표원장은 최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깨 질환의 원인과 치료 방향을 묻자, 가장 먼저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에게 늘 '어깨를 펴라'고 말한다"며 "어깨 통증 환자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특정한 생활 습관이 있다"고 했다.
박 원장이 지목한 대표적 원인은 굽은 자세다.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 장시간 운전이나 반복 작업,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자세 등은 어깨 공간을 좁혀 회전근개에 부담을 준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큰 차를 오래 모는 직업처럼 자세를 바꾸기 어려운 경우라도 20~30분마다 한 번씩 몸을 풀어줘야 한다"며 "30분 이상 같은 자세가 지속되면 혈류 공급이 떨어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어깨 질환이 젊은 층으로 확산하는 배경도 생활 방식의 변화에서 찾았다. 남성의 경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웨이트트레이닝을 따라 하다 어깨를 상하게 하는 사례가 많고, 여성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어깨를 앞으로 말아 넣는 자세가 반복되면서 통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어깨는 가슴을 펴고 바깥쪽으로 열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기지개를 켜듯 30분에 한 번씩 쭉 펴주는 습관만으로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치료에 대한 그의 철학은 분명했다. 박 원장은 회전근개 치료를 설명하면서 '재생'이라는 표현보다 '회복'과 '강화'라는 말을 더 자주 쓴다고 했다. 끊어진 힘줄이 치료 뒤 완전히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서다. 그는 "환자들은 재생이라고 하면 예전과 똑같이 되는 걸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두께가 조금 얇아져도 기능적으로 문제없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자신을 "대구·경북에서 어깨 치료를 오래 해온 1세대"라고 소개했다. 2000년 전문의가 된 뒤, 어깨 치료가 지금처럼 보편화되기 전부터 관절경을 중심으로 진료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어깨는 거의 불모지에 가까웠다"며 "그만큼 어깨 치료의 변천사를 지켜봐 왔고, 어떤 치료가 실제로 효과적인지 체감할 기회가 많았다"고 했다.
◆치료 핵심은 회복
그가 강조한 또 다른 대목은 '과잉 수술 경계'다. 박 원장은 "우리 병원에서 수술하는 환자는 전체의 3.1% 정도에 불과하다"며 "97%는 수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수술 경험이 쌓이면 어떤 환자가 수술 없이도 좋아질지 보인다"며 "수술과 비수술의 결과 차이가 크지 않다면 굳이 수술을 권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경험이 부족할수록 '수술하지 않으면 낫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 때문에 수술 권유가 늘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근 주목받는 콜라겐 계열 치료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원장은 PDRN, 초기 콜라겐 주사 등 여러 치료법의 흐름을 거치며 결국 다시 콜라겐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돌고 돌아 현재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콜라겐"이라며 "지금 쓰는 콜라겐은 예전보다 통증이 적고 활용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PRP나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서는 "좋고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정말 확실한 치료라면 대형병원과 대학병원에서 더 활발히 쓰고 연구가 축적됐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 진병원 박형진 대표원장이 어깨 관절 모형을 들어 보이며 회전근개 구조와 치료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수술은 꼭 필요할 때만
특히 그는 최근 고가 치료재료로 주목받는 리제네텐에 대해 "순서가 바뀌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수술을 하면서 충분한 콜라겐 보강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리제네텐을 쓰기 위해 수술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리제네텐은 양이 많고 분명 장점이 있지만 비용 부담이 크다"며 "꼭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선별적으로 써야지, 그 재료를 넣기 위해 수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진료 철학은 비용 문제에서도 드러난다. 박 원장은 자신이 시행하는 도수치료 비용을 5만원으로 받고 있다고 밝혔다. 주변 의료기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지만, 그는 "이 정도가 맞는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며 "무리하게 비싼 치료를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병원을 크게 키우기보다 형과 함께 직접 진료하는 방식을 고수해 온 이유도 "환자들이 결국 의사를 보고 오는 만큼, 진료의 일관성과 책임을 지키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향후 어깨 치료의 방향 역시 결국 '회복'에 있다고 내다봤다. "앞으로도 치료의 중심은 어떻게 환자를 더 잘 회복시키고 기능을 살리느냐에 맞춰질 것"이라며 "진짜 환자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비용 부담은 낮춘 치료법이 더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의사의 기본 판단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불필요한 수술도, 불필요한 주사도 줄여야 한다. 꼭 필요한 환자를 제대로 선별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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