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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습격 ②] 플랫폼에 잠식 당한 요식업과 택시 “플랫폼 없이 영업 못해”

2026-04-12 10:33

외식업체 80% 배달앱 사용, 매출 20% 수수료 부담에 폐업
택시업계, 호출 중심 재편 속 가맹 수수료·인력난 이중고

그래픽=염정빈 기자

그래픽=염정빈 기자

그래픽=염정빈 기자

그래픽=염정빈 기자

스마트폰 보급과 애플리케이션(앱)이 일상화되면서 소비와 영업 방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단골 식당이나 배달책자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플랫폼을 통해 음식과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소비는 편리해졌지만 문제는 '영업 현장'이다. 플랫폼 의존도가 커지면서 수수료, 광고료 등 부담이 늘어나 "플랫폼을 안쓰면 손님이 줄고 쓰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플랫폼의 습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대구 동촌유원지 내 식당이 모여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대구 동촌유원지 내 식당이 모여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 요식업


변미경(59·여)씨는 2018년 5월 대구 북구 칠곡3지구에서 '정가네족발'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전단지와 배달책자 등을 통해 단골 비중을 20~30%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배달 주문이 급격히 늘면서 전체 주문의 80~90%가 플랫폼을 통해 이뤄졌고 플랫폼 없이 장사를 이어가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주요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 카드 수수료 등이 더해지자 적게는 10~15%, 많게는 매출의 약 20%를 수수료로 부담해야 했다. 여기에 인건비와 재료비까지 오르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순수익은 크게 줄었다. 결국 변씨는 2024년 5월 폐업을 결정했다. 변씨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이 더 컸다"면서 "배달 플랫폼 수수료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다시 외식업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어려움은 지역 외식업계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다. 8일 대구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사가 주도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대구의 외식업체는 3만5천184곳이다. 이 가운데 80~90%가 배달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수료는 매출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통상 매출액 상위 35%에 해당하는 가게는 주문 건당 7.8%의 가장 높은 중개수수료를 내야 한다. 매출 하위 20%는 수수료 2%를 부담한다. 앱 상단에 가게 상호를 노출하기 위한 광고비는 월 10만원 정도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배달비까지 업주가 부담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부담은 가중됐다. 이정훈 용궁해물찜 대표는 "1만원 음식을 배달로 판매를 했을 때 기본 수수료로 10%가 빠진다. 배달수수료 3~4천 원, 광고비까지 나가면 실제 남는 금액은 절반 수준이다"면서 "매출의 70~80%가 배달을 통해 발생하다 보니 수수료 때문에 고통받으면서도 플랫폼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다"고 말했다.


대구의 산업 구조 역시 이러한 문제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는 자영업 비중이 21.3%로 전국 7대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음식점·주점업 종사자도 약 7만9천명으로 전체의 17.8%를 차지한다. 외식업 비중이 큰 만큼 수수료 인상은 곧바로 지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오규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지회장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도입이 절실하다. 수수료 할인율을 높이는 등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공공배달앱 활성화 등 플랫폼과 소상공인이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시민이 대구 동구 동대구역 앞 택시 승강장에서 하차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한 시민이 대구 동구 동대구역 앞 택시 승강장에서 하차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 택시 업계


택시업계에 플랫폼이 본격 자리 잡은 것은 코로나19 전후다. 자동결제와 호출 중심 이용 방식이 확산되면서 이용 문화도 크게 바뀌었다. 과거 길거리에서 손님을 태우던 '배회영업'은 20~30% 수준까지 줄었다. 수요 대부분은 플랫폼 호출로 이동했다.


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택시 면허 대수는 1만5천700여 대다. 이 중 법인택시는 84개 업체 5천660여대, 개인택시는 1만30여대 수준이다. 대구 택시업계는 카카오T 블루, 세큐T(SECU T), 우버 등 다양한 플랫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카카오T블루와 세큐T다. 세큐T(SECU T)는 대구경북 카카오 T 블루 가맹본부인 DGT모빌리티가 출시한 신규 가맹 택시 브랜드다.


법인택시 기준 카카오T 블루는 매출의 3.3%와 차량당 월 3만3천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세큐T는 약 2.8%의 수수료와 1대당 월 3만3천원이 부과된다. 개인택시 수수료는 카카오T 블루 기준 약 4.8%, 세큐T는 약 3.8%다. 여기에 월 4만8천원의 회비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세큐T는 차량 운행 평가 점수에 따라 최대 50%까지 회비가 감면된다. 우버는 2.5%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법인택시는 84개 업체 중 60개 정도로 약 71.4%가 카카오에 가입된 상황이다. 개인택시는 1만30여대 중 4천300여대로 약 42.9% 정도를 차지한다.


플랫폼 가입 여부에 따라 매출 격차도 뚜렷하다. 가입 차량은 월 400만~500만원 수준인 반면, 미가입 차량은 200만~30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문제는 비용이다. 법인택시의 경우 매출 100만원 기준 차량 할부금, 가스비, 보험료, 인건비 등을 포함한 운송원가가 약 6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2.8~3.3% 수준의 플랫폼 수수료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법인택시 업체는 폐업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정병기 대구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부이사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플랫폼 수수료까지 부담하면서 사실상 남는 게 없는 구조다"면서 "택시는 이제 길에서 잡는 것이 아니라 호출하는 서비스로 인식이 바뀌면서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구 동대구역 앞 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 동대구역 앞 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영남일보 DB>

◆ 또 다른 플랫폼 영향


플랫폼 확산은 비용 구조를 넘어 택시업계 인력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구 지역 법인택시는 5천660여대 면허를 보유 중이지만 이 중 2천160여대(약 38.2%)는 기사를 구하지 못해 운행이 중단된 상황이다. 업계는 기사 확보를 위해 플랫폼 가입이 사실상 필수 조건이 됐다고 설명한다. 플랫폼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는 인력 확보 자체가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배달 플랫폼 활성화로 택시기사들이 배달업 등으로 이동하면서 인력난이 심화됐다. 특히 젊은 인력 이탈이 두드러지며 업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운수종사자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대구 택시회사 종사자는 1만3천658명이다. 30세 미만과 30대는 101명으로 전체 0.7%에 불과했다. 65세 이상은 7천508명으로 약 55%를 차지했다. 50대는 2천809명, 65세 미만 2천618명 순으로 나타났다.


카쉐어링 등 새로운 이동 플랫폼 확산도 택시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카쉐어링 서비스는 2013년 하반기부터 대구에 도입됐다. 비대면 차량 대여와 시간 단위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택시 수요가 일부 분산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다음 달 초 가족과 함께 대구 여행을 계획 중인 전은혜(43·여)씨는 "아이들과 이동할 때는 직접 운전하는 것이 더 편하다"며 "여러 곳을 이동할 경우 비용도 택시와 큰 차이가 없어 카쉐어링을 우선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플랫폼 수수료 부담과 경기 침체가 겹치며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플랫폼 확산과 경기 영향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젊은 기사 유입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수수료를 낮추는 등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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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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