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8개 읍·면 138개 마을 중 최장수 이장
“행정 달라졌다…이장 일은 욕심 버리고 공평해야”
35년째 이장을 하고 있는 신흥2리 장기억 이장. <정운홍 기자>
"이장은 욕심이 있으면 안 됩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게 해야 주민들한테 인정을 받습니다."
경북 청송군 파천면 신흥2리 장기억 이장은 청송 8개 읍·면 136개 마을 이장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마을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30살에 이장 일을 맡아 올해로 35년째다. 현재는 파천면이장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장 이장이 지켜본 신흥2리는 큰 변화를 겪은 마을이다. 청송 양수발전소 건설로 인해 마을은 2002년 이주했다. 그는 이주 과정과 이후 마을 정비, 주민 생활 기반 마련까지 오랜 시간 현장을 지켜본 당사자이기도 하다.
장 이장은 오랜 이장 생활의 비결로 '욕심을 버리는 자세'를 꼽았다. 그는 "내 욕심을 앞세우면 오래 못 간다"며 "주민들 사이에서 한쪽 편을 들지 않고, 뭐든지 깔끔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려고 한 게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 같다"고 말했다.
군 행정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장 이장은 "예전하고 지금은 많이 다르다"며 "군수나 공무원들이 홍보나 주민 편의 시책, 무료버스 운행 같은 부분을 빨리 챙기고, 직원들 태도나 일 처리 방식도 훨씬 깔끔해졌다"고 했다. 이어 "옛날에 이장할 때하고 지금 공무원들 사고방식은 확실히 달라졌다. 주민 입장에서 일을 보려는 모습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아쉬움도 털어놨다. 장 이장은 신흥2리 이주 당시부터 전봇대 지중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상하수도나 도로 같은 기반시설은 지금 많이 정비돼 깨끗해졌지만, 처음 이주할 때 전선 지중화까지 같이 했으면 더 깔끔한 마을이 됐을 것"이라며 "당시에는 예산 문제로 하지 못했는데, 지금도 그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주민들의 생활과 농사 여건에 대한 현실적 어려움도 언급했다. 장 이장은 양수발전소 주변 여건 변화 속에서 농사짓는 주민들이 겪는 불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여전히 답답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며 "이런 문제도 더 세심하게 챙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농업 지원과 관련해서는 작목별 차이도 언급했다. 장 이장은 "사과나 고추 쪽은 지원이 원활한 편이지만, 기타 작목들에 대한 지원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35년 동안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맡아오며 장 이장이 얻은 결론은 단순했다. 이장은 힘으로 하는 자리가 아니라 신뢰로 버티는 자리라는 것이다. 그는 "주민들이 인정해줘야 오래할 수 있다"며 "결국은 공평하게, 욕심 없이 마을 일을 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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