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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구 2·28, 왜 개헌 논의 출발선에도 못 서나

2026-04-23 06:00
김현목 사회2팀 기자

김현목 사회2팀 기자

개헌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헌법 전문에 담길 내용을 둘러싼 공방이 반복된다. 헌법 전문은 국가 정체성과 가치를 선언하는 공간이다. 조문처럼 직접 적용되는 규범력은 약하지만 국가가 어떤 역사와 가치를 헌법적 정당성의 기반으로 삼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작지 않다. 정치권이 전문 문구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대구에선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요구가 있다. 대구 2·28민주운동 헌법 전문 수록이다. 지역 학계와 시민사회는 2·28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만큼 헌법 전문에 담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헌법학계 역시 기술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 담아낼 것인가에 방점이 찍힌다.


문제는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멈춰 있다는 점이다. 국회 차원에서 2·28을 헌법 전문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록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실행을 위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셈이다.


구도적 제약요인이 큰 것도 사실이다. 대구는 시장 공백 상태에 있고 개헌 동력 역시 약하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개헌은 여야 합의 없이는 사실상 추진이 어렵다. 최종적으로 국민투표까지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현실적 제약과 별개로 개헌 논의 출발선부터 2·28이 배제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와 비교하면 온도 차는 확연하다. 여야 구도상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론의 장에서조차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현실은 아쉽다.


헌법 전문은 특정 지역 기념비가 아니다. 국가 공동체가 어떤 역사를 기억할 것인지에 대한 선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감대가 더 중요하다. 공감대를 확대할 수 있는 타이밍에 논의를 미루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공감대는 논의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지 침묵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결론이 아니다. 선언적 요구라도 계속 제기하며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지역 정치권과 행정이 한목소리를 낸다면 2·28의 역사적 의미를 전국적으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28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이미 끝났다. 남은 과제는 그것을 헌법으로 옮기는 일이다. 가능성을 이유로 요구조차 멈춘다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2·28의 헌법 전문 수록이 당장 실현되지 않더라도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는 노력만큼은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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