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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대구를 살려주세요

2026-04-24 06:00
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

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

2030년까지 대구를 맡게 될 시장님께 드리는 편지입니다. 도시는 건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다시 걷고 싶어 할 때, 비로소 도시는 살아납니다. 요즘 대구를 바라보며 한 가지 질문이 떠나지 않습니다. 이 도시는 다시 걷고 싶은 도시일까?


한때 가장 붐볐던 동성로는 과거에 비해 활력이 떨어지고, 청년들은 이 도시를 떠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이유를 일자리, 주거, 교육에서 찾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 지금 대구의 청년 인구는 2024년 기준 57만1천237명으로 전체의 24.2%이지만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청년층의 순유출이 걱정됩니다. 고용의 현실도 녹록지 않습니다. 대구의 청년 고용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고, 실업률은 더 높습니다. 임금 수준 역시 300만 원 이상 비율이 34.4%로 전국 평균 43.7%에 크게 못 미칩니다. 결국 청년 입장에서는 더 나은 선택지를 찾아 떠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더 묻게 됩니다. 왜 청년들은 떠나는가. 그리고 왜 돌아오지 않는가. 출향 청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그 이유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낮은 급여 수준, 대기업과 다양한 일자리의 부족, 문화와 교육 환경의 한계가 주요 이유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더 주목해야 할 점은 따로 있습니다. 조건이 개선된다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응답이 49.2%에 이른다는 사실입니다.


떠난 청년 절반은 아직 돌아올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말합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떠난다고.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충분한 설명은 아닙니다. 청년이 떠나는 이유는 단순히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곳에서 자신의 삶이 확장될 수 있다는 희망이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일은 있지만 미래는 보이지 않고, 공간은 있지만 머물 이유가 없으며, 정책은 있지만 체감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구는 점점 살 수는 있지만 머물고 싶지는 않은 도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대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2025년 기준 5개 분야 79개의 청년정책이 추진되었고, 일자리, 주거, 교육, 문화 전반에 걸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이 정책들이 실제로 청년의 삶을 바꾸고 있는가.


지금의 정책은 제공에는 충실하지만 변화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년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경험을 원하고, 단기적인 혜택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기능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경험을 기억합니다.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자리는 조건이고, 정책은 수단일 뿐입니다. 그래서 여쭙고 싶습니다. 청년을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도시를 함께 설계하는 주체로 보고 계십니까. 일자리 중심의 도시가 아니라 삶이 머무는 도시로 바꿀 준비가 되셨습니까.


청년이 떠나고 있는 우리 대구는 이미 늦은 도시, 소멸의 도시가 아닙니다. 잠시 방향을 고민하는 도시일 뿐입니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를 만들 것인가,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만들 것인가. 그 선택이 대구의 2030년 너머를 결정할 것입니다. 대구를 살려주세요. 청년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 다시 돌아오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주십시오. 5월8일 저녁 7시, 청년이 떠난 동성로의 한 소극장에서 이 도시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내고 싶은 2030 청년들이 모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대구, 들어주시지 않겠습니까. 청년과 함께 대구의 2030년을 만들어갈 시장 후보님들을 정중히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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