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 도중 총성이 울렸다.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순식간에 단상으로 뛰어올라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싸 인간 방패를 형성했다. 이어 이동 경로를 확보해 대피시켰다. 트럼프는 무사했고, 범인은 현장에서 제압됐다. 트럼프는 사고 후 자신의 SNS를 통해 비밀경호국의 신속한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비밀경호국은 1865년 미 재무부 산하에서 위조지폐 단속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당시 미국 유통 화폐의 상당수가 위조였던 상황에서 금융질서를 지키는 것이 핵심 임무였다. 1901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 암살을 계기로 대통령 경호가 공식 임무로 추가됐고, 오늘날에는 대통령·부통령·주요 후보, 외국 정상까지 보호하는 경호기관으로 확대됐다. 동시에 금융사기, 사이버 범죄 수사 등 경제안보 기능도 수행한다.
이번 트럼프 암살 시도는 비밀경호국의 역할을 새삼 인식하게 하는 동시에, 그에게 반복돼 온 위협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2024년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귀를 스치는 총격을 받은 적이 있다. 그해 9월 플로리다주 골프장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다. 트럼프는 후보와 현직 때 모두 암살 시도를 겪은 이례적인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는 강력한 지지와 반대를 동시에 얻는 극단적 양극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를 겨냥한 연속된 암살 시도는 설득보다 적대가 앞서는 정치 환경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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