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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6·3 지방선거 앞둔 문경, 갈등은 남고 사람은 떠날 것인가?

2026-04-30 06:00
강남진기자.

강남진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둔 문경의 공기가 무겁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지역 사회 곳곳에서 긴장감이 감돈다. 거리의 현수막보다 더 선명한 것은 주민들 사이를 오가는 말의 온도다. 특정 후보와 진영을 둘러싼 대립은 물론, 읍·면 간, 세대 간, 이해관계 집단 간 갈등이 선거라는 촉매를 만나 빠르게 증폭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갈등이 단순한 정치적 의견 차이를 넘어 공동체의 신뢰를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 감소와 지역 침체 속에서 예산과 사업, 행정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선거 국면에서는 이 경쟁이 '누가 빼앗겼고, 누가 가져갔는가'라는 감정의 프레임으로 바뀌기 쉽다.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고, 사람에 대한 평가와 낙인이 전면에 등장한다.


문경은 도시 규모가 크지 않다. 그래서 선거가 남기는 상처는 더 직접적이다. 한 번 갈라진 관계는 장터에서, 농사일 현장에서, 마을 행사에서 계속 마주친다. 선거가 끝나도 갈등은 끝나지 않고, 지역 사회에는 말 못 할 불편함과 침묵이 쌓인다. 이는 결국 협력의 약화로 이어지고, 지역 발전의 속도를 늦춘다. 지금 문경이 감당해야 할 가장 큰 비용은 선거비용이 아니라, 깨진 신뢰일지도 모른다.


정치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후보자와 정치 세력이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지지층 결집을 위해 자극적인 언어를 선택한다면, 선거 이후의 문경은 더 분열될 수밖에 없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언어는 순간의 표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지역을 하나로 묶을 리더십을 증명하지는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이길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갈라진 문경을 다시 잇을 것인가'에 대한 경쟁이다.


행정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선거 국면일수록 행정은 더욱 투명하고 중립적이어야 한다. 작은 오해 하나, 사소한 소문 하나가 갈등을 키우는 불씨가 되기 때문이다. 공정한 정보 공개와 일관된 행정은 불필요한 억측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선택이 중요하다. 선거는 편을 가르는 전쟁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상대를 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문경의 현실은 이미 충분히 녹록지 않다. 인구소멸과 지역 침체라는 공동의 과제를 앞에 두고, 내부 갈등까지 키울 여유는 없다.


선거는 지나가지만, 문경은 남는다. 6·3 지방선거가 상처를 남기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확인하고도 다시 대화할 수 있는 성숙함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갈등의 언어를 줄이고 책임의 언어를 늘릴 때, 문경은 선거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동체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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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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