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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시대공감] ‘한일가왕전’의 의미가 각별한 이유

2026-05-01 06:00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문화평론가

MBN 경연프로그램 '2026 한일가왕전'이 방영되고 있다. TV조선 '미스-미스터트롯' 제작진이 MBN에서 2004년부터 시작한 시리즈의 3탄이다. 한동안 뜨거웠던 트로트 경연프로그램 열풍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프로그램인데, 그중에서도 '한일가왕전'이 특별한 이유는 한일 국가대항전 설정이라는 점에 있다.


'현역가왕'이라는 경연프로그램에서 선발된 7명이 일본에서 뽑힌 7명과 '한일가왕전' 무대에서 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그렇게 일본 가수와 대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본 노래들이 등장한다. 이게 우리나라 대중문화사상 의미가 큰 사건이다.


한국에선 과거에 일본 노래가 금지됐었다. 일본의 식민 지배 역사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일본의 국력이 한국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섣불리 문호를 열었다가 한국 문화시장이 일본에 종속될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히 경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젠 우리가 일본문화의 인기를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인들이 한류의 폭발적인 확산에 경계심을 갖는 상황이 됐다. 일본 혐한류 열풍에도 그런 경계심이 작용했다.


'한일가왕전'은 이런 상황에 나타났다. 일본 가수들이 한국 방송에서 본격적으로 일본 노래들을 일본어로 가창한 초유의 사건이었다. 과거 같았으면 큰 논란이 터졌을 텐데 이 프로그램은 오히려 환영 받았다. 그만큼 우리의 자신감이 커졌다는 이야기다. 이젠 아무도 우리 문화가 일본에 종속될 거라고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신선한 일본 노래의 등장에 1탄 시청률이 11.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탄의 시청률은 2.8%까지 하락했는데 여기에도 일본노래의 등장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한일가왕전'에서 여러 일본 가수들이 현대적 제이팝을 선보였지만 이 프로그램의 주시청층은 트로트 오디션 팬들이었다. 처음엔 신선한 느낌에 보기 시작했으나 기대와 다른 장르의 낯선 노래들이 계속 나오니까 채널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로트, 엔카에 한정되지 않은 다양한 제이팝을 선보인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미덕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서양문화를 받아들여 선진국에 도달한 나라다. 대중문화 역시 크게 발전했다. 그러한 제이팝이 국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다면 우리 케이팝의 다양화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또 케이팝이 일방적으로 일본에 수출되기만 하면 일본인들의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국내 프로그램에서 제이팝이 등장하면 일본 측의 반발이 누그러지면서 일본 내 케이팝의 입지가 더 강화될 수 있다. 여러 면에서 '한일가왕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일의 특수한 관계로 인해 문화교류가 제한됐었지만 그런 상태가 계속될 수는 없다. 문화는 흐르는 것이고 문화교류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요즘엔 문화종속 우려도 없으니 우리가 적극적으로 일본문화의 장점을 흡수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 문화는 이러한 교류의 과정에 더 풍부해진다.


'한일가왕전' 시리즈가 일본에서도 어느 정도 화제가 되면서 일본 대표의 수준이 올라가고 그에 맞춰 우리 대표도 상향되는 추세다. 이들이 매주 펼치는 한일 음악의 향연이 그동안의 오디션 프로그램들과는 또 다른 각별한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 방영되는 3탄이 성공해 모처럼 형성된 한일가요교류의 장이 안정적으로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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